"김정은 직접 보자"…가는 곳마다 인파에 인기 실감
- (하노이=뉴스1) 성도현 기자
[북미회담]北지도자 55년만에 베트남행…남녀노소 없이 환영
동당역부터 몰린 인파 하노이도 여전…金 이동할 때 촬영
[편집자주]
할아버지 이후로 55년만에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그를 직접 보기 위해 인파가 몰리는 등 김 위원장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하루 전날인 26일(현지시간) 베트남과 중국의 접경 지역인 동당역 근처에는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수백명이 모였다.
선발된 주민 수백명은 오전 5~6시부터 환영단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 맞이를 위해 역 앞에 대기했다. 부슬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 위원장을 3시간가량 기다렸다.
동당역에서 만난 주민 당츠바오(Dang Chi Bao·22)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온다고 해서 호기심이 많다"며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의 첫 발걸음을 보기 위해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베트남 전통 옷인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어린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릴 수 없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오전 8시12분쯤 도착하자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를 양손에 들고 열렬히 환영했다. 일부는 들고 있던 꽃다발을 흔들며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축하했다.
하노이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 앞에는 경계선을 따라 환영 인파 수백명이 줄지어 섰다.
사람들은 베트남 문화부로부터 사전에 받은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 베트남 금성홍기를 들고 김 위원장을 직접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11시쯤 멜리아 호텔에 도착했고 6시간쯤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5시쯤 전용차량을 타고 1.8㎞ 거리에 있는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차량 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인파들은 경찰 통제라인 너머에서 손을 흔들고 환호하면서 너도나도 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대사관 방문을 시작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정상회담을 한 뒤 3월 1~2일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을 한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담판에 집중하면서도 베트남과 전통적 혈맹·우호 관계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북한에 있어 중국, 소련에 이어 3번째 수교국이다.
북한과 베트남은 1950년 1월 외교관계를 맺고 양국 지도자인 김일성-호찌민의 상호 교환 방문으로 우호를 다졌다.
1964년 베트남에 미국이 군사 개입을 본격하고 이듬해 한국이 파병을 결정하자 북한은 북베트남에 군인과 물자를 보낼 정도로 끈끈한 유대를 보였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북한의 베트남 경제 지원 감소 등으로 관계가 소원해졌다가 2007년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이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며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일성 방문 60주년이던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찾아 이같은 양국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dhspeop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