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참패' 보수야권, 야권 통합? 구심점 잃고 표류?
-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한국·바른 지도부 '책임론' 직면, 내부 재건 급급
구심점 잃고 사분오열 상태로 총선까지 간다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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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보수 야권이 '통합 과정'을 통해 새로운 구심점을 마련, 민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 전부터 서로를 '정리대상''청산대상'이라고 지칭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지방선거 결과 그 누구도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한 셈이 됐다.
이에 광역단체장 17곳 중 텃밭인 대구·경북(TK)만을 간신히 건져올린 한국당이나, 단 한곳도 차지하지 못한 바른미래당 모두 각 지도부를 향한 거센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두 당 모두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게 되면 중심을 잃고 사분오열에 빠지면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권을 아우를 수 있는 뚜렷한 구심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적어도 2020년 총선까지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안보 이슈'는 남북 평화무드에 묻히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도 민심에 호소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홍준표 당 대표 체제의 붕괴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를 자처했던 바른미래당도 대안야당으로서 제몫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체제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이 사활을 걸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예상과는 달리 3위에 그친 점을 두고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서로 책임공방을 벌이다 갈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일각에선 지방선거까지는 한국당에 참고 머물렀던 의원들 일부가 이탈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이들을 흡수한다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듯하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이 당장 자신의 목숨이 달린 총선을 앞두고 언제 갈라질지 모르는 바른미래당으로 튕겨 나가는 모험을 섣불리 할 까닭도 없어보인다는 평가가 나와, 양당의 상호 흡수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문수·안철수 후보 단일화 논란을 통해 양당의 당대당 통합은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강력 반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따라서 야권 정계개편은 일부 의원끼리의 산발적인 이합집산 움직임 수준에 머무른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당장 홍 대표와 유 공동대표 모두 14일 거취를 밝히기로 한 가운데 두 당 모두 지도부 붕괴 후 내부 재건에 급급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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