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또 한번 순방국 서민식당서 조찬…'마음 얻는 외교'
- (하노이=뉴스1) 김현 기자
중국서 현지 서민식당 깜짝 조찬 이후 두 번째 현지 조찬
"양국관계 튼튼히 엮는 바탕은 국민마음 얻는데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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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하노이에 있는 서민식당에서 조찬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숙소 인근의 서민식당을 찾아 조찬을 하면서 베트남 국민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순방국의 현지 서민식당에서 조찬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 순방 때에도 베이징의 한 서민식당을 깜짝 방문해 중국인이 즐겨먹는 아침메뉴 중 하나인 유탸오(꽈배기빵)와 더우장(중국식 두유) 등을 먹으며 중국 시민들과 담소를 나눈 바 있다.
이번 조찬은 문 대통령이 먼저 베트남 국민들과 접촉하고 마음을 얻어내 한·베트남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겠다는 의지가 배어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베트남 동포간담회에서 "양국 관계를 튼튼히 엮어내는 바탕은 무엇보다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상대국과 관계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23일)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교류가 베트남과 한국을 더 친밀한 미래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의 핵심 전략인 '3P(People·Prosperity·Peace)'에 '사람'이 포함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래선지 문 대통령은 그간 순방을 다닐 때마다 순방국 국민들과 많은 접촉을 해왔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당시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현지 쇼핑몰을 깜짝 방문해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방문을 앞두고 참모진에게 "조코위 대통령 측에 국빈방문 공식일정 이외 함께 시장을 방문하거나 일반 국민이 사는 모습을 보는 게 어떤지 제안해보라"고 지시했고, 이를 조코위 대통령이 응하면서 쇼핑몰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모두 마친 뒤 김 여사와 함께 숙소 인근의 현지 커피숍을 찾아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현지 국민들과 접촉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마음을 얻는 외교'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현되고 있다. 문대통령이 전날(23일) 베트남 전쟁 참전과 관련한 과거사에 대해 포괄적으로 유감표명을 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고, 이에 꽝 주석은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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