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출석과 달라진 안희정 "합의한 관계"…혐의 적극 소명

"죄송하다" 반복했던 10일 전과 달리 해명 나서
롱패딩→정장 차림, 심리상태 다소 안정된 듯

[편집자주]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열흘 만에 재출석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가 19일 2차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10일 전 1차 조사 때와는 달리 "합의한 관계"라고 적극 해명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마포구 서부지검 검찰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넥타이는 하지 않았지만 짙은 남색 롱패딩을 입고 다소 초췌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 9일과는 달랐다.

안 전 지사는 결연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선 뒤 정면을 응시하고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곧바로 혐의 소명에 나섰다.

안 전 지사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본인들께서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안 전 지사 법률 대리인들이 "성관계가 있을 때 행위 자체는 강제나 위력이 없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며 "원만하고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행동으로 보였다"고 밝히긴 했지만 안 전 지사가 직접 혐의를 소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차 때 출석하면서 안 전 지사는 5차례 국민과 도민들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 밖에는 "앞으로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김지은씨(33)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피해를 밝힌 뒤 나흘 만에 검찰에 출석했을 때와는 달리 마음의 안정을 다소 되찾고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검찰 출석 2시간 전 "자진 출석하겠다"고 갑작스럽게 검찰에 통보했던 안 전 지사는 조사를 마친 뒤 "소환을 기다렸지만 견딜 수 없게 저도…"라며 자진 출석 배경을 설명했다.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출석했다는 취지다. 

지난 검찰 출석 땐 안희정 전 지사에게 분노를 느낀 시민들이 안 전 지사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면서 안 전 지사의 발언이 중간중간 끊기기도 했다.

이날 역시 홍정식 활빈단 대표가 "안 전 충남지사를 엄벌해야 한다"며 플래카드를 들고 큰 소리로 외치긴 했지만 안 전 지사가 모습을 드러낸 후엔 조용했다. 취재진 수도 지난 번보다 훨씬 줄었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열흘 만에 재출석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1차 출석 때와 같은 점도 있었다. 안 전 지사는 이날도 역시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관계'란 관점에서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표한 것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 9일 오후 출석해 약 9시간30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진술을 '청취'하는 데 그쳤던 지난 번과 달리 피해자 및 참고인 조사 내용,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고강도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검찰은 피해자들과 안 전 지사 측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인 '업무상 위력 등을 이용해 성관계를 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조사 이후 접수한 추가 고소와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2015~2017년 4차례 성추행과 3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 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14일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수행·정무비서였던 김씨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밝힌 뒤 6일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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