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사지마비 환자행세 30대女 그네 타다 들통

10년간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하면서 보험금 21억원을 청구해 3억원을 수령한 모녀가 경찰에 검거됐다.

모녀의 보험사기 행각은 딸이 그네를 타면서 노는 모습, 양손에 물건을 들고 발로 자동문 스위치를 누르는 장면이 CCTV에 잡히면서 들통 났다.

경기북부경찰청 수사과(과장 송병선)는 사기 혐의로 보험설계사 A씨(65)와 딸 B씨(36), 사기방조 혐의로 B씨의 남자친구 C씨(33)를 모두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4월 딸이 지인의 차량에 타고 있다가 경미한 교통사고를 당하자 '사지마비 후유장애' 환자 행세를 하면서 10년 동안 14개 병원을 옮겨다니게 해 3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다.



모녀는 3억원의 보험금을 부정하게 지급 받은 뒤 추가로 21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와 이견으로 다투게 되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걸었다.

사지마비의 경우 양팔과 다리가 마비돼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B씨가 매우 건강하게 활동하는 모습들이 다량으로 찍혔다.

B씨는 외출할 때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주변을 살피는 등 자신의 모습을 철저하게 숨기고 다녔다.

지난해 5월 수도권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B씨가 혼자서 화장실에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수상히 여긴 환자와 병원 관계자들이 제보하면서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남자친구 C씨는 B씨의 사촌오빠 행세를 하면서 요양병원으로 찾아가 의사에게 B씨의 진료기록부를 삭제 시도한 혐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금융위원회, 건강보험공단, 보험협회 등과 협조해 유사 범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