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부터 조각까지' 김종영의 삶을 만나다
-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예술의 전당서 '김종영, 붓으로 조각하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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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추상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종영의 서예부터 조각까지 작품세계 전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종영은 평생 '표현은 단순하게, 내용은 풍부하게'를 지향하며 가능한 단순한 표현과 기법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가 자신의 작업실을 역설적이게도 불각(不刻), 즉 깎지 않는 곳이라 부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종영, 붓으로 조각하다' 전시에서는 서예에서 시작해 드로잉을 거쳐 조각으로 이어지는 김종영의 작품과 사진, 유품 180여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창작산실' '초월을 잉태하다' '너를 찾아서' '동서예술 통찰과 추상미술' '역사와 실존의 대화' '생명의 근원에서' 등 창원에서 지낸 어린시절부터 작품의 완성기까지 총 6개 테마로 구성돼 있다.
로뎅 등 서양 조각가들이 주로 인물 중심의 조각에 집중했다면, 김종영은 사물을 형태보다는 정신에 치중해 그리는 '사의(寫意)성'에 방점을 두고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또 추사 김정희를 마음속의 선생으로 삼고 조각 외에도 많은 서예, 산수화 작품 등을 남겼다.
그는 추사의 '완당집고첩'을 애장하고 서첩 첫 장에 적혀 있는 '유희삼매(遊戲三昧)를 예서로 쓰고 세한도를 그리는 등 추사의 글씨에 빠져 있었다. 추사의 완당집고첩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김종영은 평소 "작가에게 작업하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고 손을 쉬는 시간은 온갖 잡생각을 해야하고 생활을 고민해야 하는 괴로운 시간"이라며 "현실적인 이해를 떠난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유희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없이는 예술의 진전을 볼 수 없다"고 '유희삼매'의 경지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예술의전당과 김종영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4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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