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다시 히딩크에게… 열흘 뒤 '대면'은 답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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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제7차 기술위원회에서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201.9.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히딩크 감독에게 공을 넘겼다. 이제 히딩크 감독의 의견이 개진될 차례다.

지난 6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했을 때부터 시작된 '히딩크 논란'이 약 20여일 지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축구협회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김호곤 위원장을 비롯해 황선홍 FC서울 감독,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박경훈 성남FC 감독, 조영증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 등 위원 8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7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기술위는 △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평가 △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의 로드맵 △ 신태용 감독을 보좌할 경험 풍부한 외국인 코치 선임 △ 히딩크 감독 활용법 △ U-23 대표팀 감독 선임 등을 논의했다. 아무래도 팬들에게 가장 관심이 큰 사안은 히딩크 감독과 관련한 이야기였다.



간단하게 지금까지 흐름을 정리한다. 히딩크 재단 관계자가 지난 6일 "사실 히딩크 감독이 6월부터 한국대표팀에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흘리며 잠잠하던 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를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라는 히딩크 감독 당사자의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후 히딩크 측에서 "김호곤 부회장에게 문자로 히딩크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카톡을 정식 제안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 나는 기술위원장도 아니었다"고 말하며 일종의 진실공방 같은 분위기도 조성됐다. 현재까지 상황이다.

어떤 형태로든 축구협회가 액션을 취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세계적인 명장이 돕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데 왜 망설이냐는 타박 속에서 여론은 계속 뜨거워졌다. 결국 축구협회가 입장을 취했다.
히딩크 감독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만난다. 히딩크 감독은 어떤 제안을 할까. © News1 이동원 기자

회의를 마치고 나온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이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했다. 우리도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이다. 기술위원들도 같은 생각"이라는 말로 큰 틀에서는 제안을 수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은 깊었다. 기술위원들은 3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결론 도출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결정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호곤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과 논의하고 협의하고 동의해야하는 과정이 있다. 우리가 지금 공개적으로 제안할 경우, 히딩크 감독의 생각과 맞지 않을 때는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따라서 지금은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발표하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사실도 알렸다. 축구협회에서 이미 히딩크 측에 메일을 보냈다는 것. 김 위원장은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조건은 무엇인지 의사를 물었다"고 말한 뒤 "메일을 잘 받았다는 답변은 왔으나 이후 추가적인 내용은 없었다. 회신이 오면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지고 있던 뜨거운 감자를 히딩크 감독 손에 넘긴 형국이다. 그간 대면 없이 3자 혹은 허공에 대고 논의를 진행했던 대한축구협회와 히딩크 감독은 오는 10월 러시아와의 평가전 때 만날 예정이다. 김호곤 기술위원장과 신태용 감독이 직접 히딩크 감독을 만난다. 평가전 날짜가 10월7일이니 미팅은 그 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히딩크 감독 쪽이 안을 제시하면 의견을 조율한 뒤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은 히딩크 감독에게 넘어갔다. 앞으로 열흘, '대면'이 소모적 논쟁을 매듭 지어줄 수 있을까.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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