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출소 현장…지지자·취재진·박사모 뒤섞여 아수라장 


                                    

[편집자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이렇게 캄캄한 와중에 저를 맞아주러 온 여러분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 덕분에 제가 지금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다. 짧지 않았던 2년 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

23일 새벽 한명숙(73) 전 국무총리가 2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의정부시 송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출소 절차를 마친 한 전 총리가 먼저 나온 일반 출소자 4명의 뒤를 이어 교도소 정문 밖으로 나온 시각은 아직 어둑한 5시15분께. 일반인 출소자들이 먼저 나올 때 카메라 플래시가 모두 소등된 순간 잠시 적막하고 어두웠다가 한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내 빛과 함께 주변이 소란해졌다.

지지자들은 미리 합의된 포토라인을 허물고 앞으로 나아가 일부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넘어지는 등 난장판을 이뤘다.



청색 외투에 회색 바지를 입은 건강한 혈색의 한 전 총리는 나오자마자 문희상 의원, 강금실 변호사, 이해찬 전 총리, 유은혜 의원, 진선미 의원, 김한정 의원 등 정치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한 전 총리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그는 "제게 닥쳤던 큰 시련을 나의 진심을 믿고 응원해준 수많은 분들의 믿음 덕분이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도소 앞은 한 전 총리의 지지자 100여명과 더불어민주당 정당인 100여명, 취재진 50여명이 뒤섞여 자리다툼을 벌였다.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를 맞아 비난성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나타난 박사모와 엄마부대 회원들 © News1
이중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과 엄마부대 회원 등 5명이 피켓을 들고 한 전 총리를 향해 야유했다.

이들은 "한명숙은 두부도 아깝다. 살충제 계란이나 먹어라, 9억원 뇌물 하루 일당 120만원 온몸으로 때웠네, 국립학교 2년 수료 두부 대신 살충제 계란 드세요"라는 비난글을 써 들고 한 전 총리 앞에서 흔들었다.

이에 지지자들은 노란풍선을 흔들면서 "사랑해요, 한명숙"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이 엄중히 통제해 마찰은 없었으나 교도소 앞이 비좁아 한 전 총리의 동선을 따라 이동하던 사람들이 일부 카메라 기자들의 사다리와 부딪쳐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교도소 정문 맞은편 주차장은 꽉 차서 20여분간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8.23 © News1 송원영 기자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다른 증거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2015년 8월20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수감 생활은 확정된 달 24일부터 시작됐다.

한 전 총리는 수감 생활 초기 신경증세 등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힘들어했으나 곧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였던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37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총리였으며 감옥에 갇힌 첫 전직 총리로 기록됐다.

daidaloz@news1.kr

많이 본 뉴스

  1. '성적행위 묘사' 몰카 논란 이서한 "방예담은 없었다…죄송"
  2. 전원주 "가족 모두가 날 돈으로 본다…합가 얘기하면 거절"
  3. 장성규 "클럽 갔다가 깨보니 침대 알몸…임신한 아내는 가출"
  4. 장윤정, 3년만에 70억 벌었다…'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5. 미코 금나나 극비 결혼설…"상대는 26세 연상의 건설 재벌"
  6. "음식 버리며 울컥"…한정식 100인분 예약 후 3시간 전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