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獨에 '통영 동백나무' 가져온 사연은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윤이상 묘소' 참배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 묘소를 방문해 참배를 하기 전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있다.(청와대) 2017.7.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현지시간) 방독(訪獨) 첫 개별일정으로 작곡가 고(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윤이상 선생 묘소를 찾아 선생의 넋을 기렸다.

윤이상 선생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 작곡가이자 조국독립 및 민주화 운동에 발벗고 나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고향인 통영 및 부산에서 음악교사를 하다 유럽으로 유학을 갔으나 '동백림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았다. 복역 중 석방돼 독일로 돌아간 뒤 베를린에서 생을 마쳤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 '통영 동백나무'를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 통영인 만큼 그에 걸맞은 선물을 챙겨온 셈이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으로, 학창시절 당시 음악 공부를 할 때 윤이상 선생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한다.

김 여사는 묘소에 함께 자리한 참석자들에게 "원래 식물 통관은 병충해가 같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며 "그런데 그 까다로운 통관을 모두 잘 마치고 윤이상 묘소에 (동백나무가) 잘 심어졌다. 아마도 저와 윤이상 선생이 뭔가 잘 통했나보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음악을 전공해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 음 파괴가 낯설기는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관심이 많았다"며 "선생이 살아 생전 일본에서 탄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보고 정작 고향땅을 못 밟으셨다는 얘길 듣고 많이 울었다. 그래서 고향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으니,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후 윤이상 선생에 대한 추념식을 가졌다. 그는 묵념이 끝났음을 알리는 '바로' 소리가 나고 나서도 20여초간 더 묵념을 한 뒤 성호를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힌 하얀색 원형 꽃다발도 헌화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에게 독일에 윤이상 기념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는 김 여사에게 독일에 있는 윤이상 선생 생가를 윤이상 재단에서 2008년 매입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념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이에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전 교수 외에도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 피아노 연주자 홀가 그로숍 등 또 다른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김 여사와 박 전 교수는 새 정부가 들어선 데 대해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박 전 교수는 "정말 이제 새로 시작하는, 새 나라가 됐잖아요. 여기 있는 친구들이 '너희들은 좋겠다' 그러고 너무너무 부러워 한다"고 하자 김 여사는 "그렇죠?"라고 호응했다.

이에 박 전 교수가 "이제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딱 피고 다니죠"라고 하자 김 여사는 "그 대신 저희도 또 해야 될 일이 많은데 바깥에서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발터 볼프강 슈파러 회장이 '통영에 있는 윤이상 기념관을 찾아달라'는 취지의 말을 전하자 "시간이 되면 꼭 기억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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