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차별 그만"vs"학생담보 파업 안돼"

인천 학교 비정규직 300여명 29일 총파업

[편집자주]

29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제공했다. 이날 조리사 등 인천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였다.(인천시교육청 제공)/뉴스1 © News1 DB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는 29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인천의 40여개 초·중·고등학교에서 300여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참여했지만 만일의 사태는 다행히 없었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총파업 계획을 일찍 알린 탓도 있지만, 인천시교육청과 각 학교들이 발빠르게 대처한 것도 급식대란을 막는 데 한몫 했다.

가좌고·부광여고는 도시락 지참을 전날 공지했고, 청라고는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나머지 학교들은 빵과 우유로 학생들의 점심을 대체했다.



청라고도 처음엔 빵·우유로 점심을 제공하려 했지만, 이튿날이 정기고사여서 학생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빵·우유를 지급한 다른 학교 학생들도 큰 불만 없이 학교와 학운위 결정을 따르는 분위기였다. 이날 파업의 취지를 이해하는 듯했다.

빵과 우유로 점심을 대체한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 A군(6학년)은 "우리 점심을 만들어주시는 조리사분들이 차별을 받거나 낮은 임금을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불편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역시 점심으로 빵과 우유를 먹은 인천의 한 중학교 학생 B군(2학년)도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조리사분들이 힘 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B군은 교사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B군은 "우리는 빵, 우유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선생님들은 대부분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며 "우리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선생님들만 밖에서 밥 먹고 들어오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인천 동암중학교 급식실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맘으로 가시는 거 압니다. 더운 날씨에 수고하고 잘 오세요", "우리 아이들의 점심을 책임져 주시는 어머님들께~ 맘 푹 내려놓고 다녀오세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동암중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는 최근 총파업 소식을 접하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지지와 응원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반면 이들의 총파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평일 조리사들의 파업은 학생들을 담보로 벌이는 행위다. 어떤 취지였든 인정받을 수 없다"며 "정부 역시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상황에 이런식의 파업은 정책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총파업은 시교육청과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된 데 따른 단체행동"이라고 주장하며 "어린 학생들의 끼니와 수업을 미뤄가면서까지 하는 파업은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rooster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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