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길었던 21시간30분…검찰 출석부터 귀가까지(종합)

청사 나올 때 침울한 표정…자택 도착 후 미소
대부분 혐의 부인…영장청구 불가피할 듯

[편집자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받고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17.3.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30분만인 22일 오전 6시55분 청사를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 종료 후 조서 열람에만 7시간을 할애하는 등 꼼꼼하게 자신의 진술을 챙겼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네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최장 검찰조사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박 전 대통령 검찰 출두에서 귀가까지 21시간30분 간의 긴박했던 순간들을 되돌아 봤다. 

출석 당일 아침부터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지지자들과 취재진, 경찰이 뒤엉켜 큰 혼잡을 이뤘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7시10분쯤부터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정매주씨에게 머리손질과 화장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기 위해 자택을 나선 시간은 오전 9시15분. 청와대를 나올 때 입었던 짙은 남색 코트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자택을 나설 때 지지자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8분만인 오전 9시24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짤막한 심경을 밝혔다.

국민을 향해 진심을 담은 '육성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8초짜리 단 두 문장에 불과했다.

곧바로 청사 10층으로 올라간 박 전 대통령은 1002호 휴게실에서 오전 9시25분부터 약 10분간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부본부장인 노승권 1차장검사와 티타임을 가졌다.

노 차장검사는 이 자리에서 조사일정과 진행방식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이 사건 진상규명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성실히 잘 조사를 받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마친 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7.3.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어 1001호 조사실로 이동한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35분부터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여성수사관 1명은 다른 책상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배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부장검사와 마주하고 앉아 질문에 답변했고, 부장검사를 보조하는 평검사가 그 옆에 앉았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조사를 도왔다.

박 전 대통령 뒤에 따로 마련된 자리에는 정장현 변호사가 앉았으며, 유 변호사와 교대하는 방식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원했다.

1002호 휴게실에는 응급용 침대 1개와 책상 1개, 탁자 1개와 소파 2개 등이 놓여져 있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조사 중간중간 여기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조사과정 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영상녹화를 진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측 대리인 손범규 변호사는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검찰이 동의여부를 묻지 않고 녹화·녹음를 할 수도 있는 건데 동의여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해 부동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약 2시간30분동안 오전 조사가 진행됐고, 박 전 대통령은 낮 12시5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 점심식사 및 휴식을 취했다. 식사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마련한 김밥과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이 든 도시락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오후 1시10분부터 5시35분까지 오후조사가 이어졌다. 오후 신문도 한 부장검사가 이어갔다. 약 4시간25분동안 박 전 대통령은 2차례 짧은 휴식을 가졌다.

조사 과정에서 호칭은 예우차원에서 '대통령님' '대통령께서'였지만 조서에는 '피의자'로 기록됐다.

대질 신문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최순실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소환했지만, 모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조사 종료 후 경호실 측이 준비한 프랜차이즈업체 죽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역시 변호인단과 함께 했다.

저녁식사를 겸해 1시간30분가량 휴식을 취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10분부터 다시 한 부장검사의 신문을 받았다. 한 부장검사 신문은 오후 8시35분쯤 종료됐고, 8시40분부터는 이원석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삼성 외 SK·롯데·CJ그룹 등이 건넨 돈에 뇌물 성격이 있는지를 3시간가량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종료된 오후 11시40분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조서 열람에 들어갔다. 피의자 신문조서는 향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어 박 전 대통령은 꼼꼼하게 살펴봤다.   

무려 7시간의 조서 열람을 마치고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밖으로 나온 시간은 22일 오전 6시55분쯤이었다. 출석할 때와 달리 다소 피곤한 얼굴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취재진은 귀가하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아직도 혐의를 부인하느냐'고 질문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곧바로 준비된 차량에 올라탄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자택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180도 달라졌다. 차량에서 내릴 때 박 전 대통령은 밝게 웃었다. 미소를 가득 머금은 얼굴로 자신의 지지자들과 눈인사를 하기도 했다. 또 자신을 마중 나온 자유한국당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과도 짤막한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본인에게 유리한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불리한 질문에는 단답형의 소극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마친 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서며 마중 나온 자유한국당 최경환, 윤상현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2시간 만에 귀가했으며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본인에게 유리한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불리한 질문에는 단답형의 소극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3.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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