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사격 봤다" 5·18 때 전일방송 직원들 증언봇물


                                    

[편집자주]

23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7층에서 열린 전일방송 재직자 집단 인터뷰에서 5·18 당시 전일방송 재직자들이 광주시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 주요 내용은 헬기사격 총탄 흔적 목격과 창문 총구멍 목격, 실탄 목격 및 실탄 소지 여부 등이다. 2017.2.2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일빌딩 내 전일방송에서 근무하던 이들이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23일 집단적으로 쏟아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전일빌딩 총탄흔적은 헬기 사격이 유력하다'라는 감식 결과를 뒷받침할 주요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시 5·18 진실규명단은 이날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1980년 5월 당시 전일방송에 근무했던 재직자 22명을 대상으로 집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일빌딩은 5·18 당시 계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흔적이 발견된 역사의 현장으로, 당시 빌딩 내 7~10층에 입주해 있던 전일방송 근무자들은 5·18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한 목격자들이다.



5·18 진실규명단은 최근 국과수가 전일빌딩 감식 후 "내부에서 발견된 총탄흔적은 헬기에서 사격한 것이 유력하다"고 내놓은 결과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목격자들의 증언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전일방송 프로듀서였던 이상옥씨(68)는 "5월27일 새벽 헬기에서 군인들이 뛰어내리는 것을 봤다"며 "당시 도청 쪽으로 날아가는 헬기가 사격하는 것을 봤고 헬기가 '파바박' 소리를 내며 빨간 빛을 뿜어냈다"고 증언했다.

아나운서였던 최경천씨(74)는 "당시 10층에 올라가봤더니 유리창 총구멍과 함께 바닥에 사선으로 패인 총탄 흔적이 많이 있었다"며 "유리창 총구멍과 패인 총탄 흔적을 연결해보니 공중에서 쐈다는 결론이 쉽게 나왔다. M16이 아니고 더 센 총인 것 같았다"라고 헬기 사격 가능성을 내놨다.

청원경찰이던 진태연씨도 "총탄 자국은 1~2층이 아니고 주로 7~8층에 집중돼 있었다"고 증언해 높은 곳에서의 사격을 추정케 했다.
23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7층에서 열린 전일방송 재직자 집단 인터뷰에서 5·18 당시 전일방송 재직자들이 광주시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 주요 내용은 헬기사격 총탄 흔적 목격과 창문 총구멍 목격, 실탄 목격 및 실탄 소지 여부 등이다. 2017.2.2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헬기사격 시기는 1980년 5월27일로 추론된다는 증언이 다수 나왔다.

인터뷰 후 면담조사위원들은 "당시 근무자들이 5월20일 밤 11시 이후 방송이 중단되면서 21일부터 27일, 또는 27일 오전까지 사실상 출근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전일빌딩에 대한 공중사격은 27일 새벽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21일 오후 2~4시 사이에 금남로 등 일대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다수의 증언이 있다"며 전일빌딩 근무자 외 다른 증언자들의 발굴조사 필요성도 내비쳤다.

5·18 진실규명단은 1980년 5월21일 낮12시 옛 전남도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 이후 시민군의 무장과 동시에 계엄군이 조선대 방면으로 후퇴하며 시내중심가에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을 현재 수집 중이다.

광주시는 앞으로 헬기 공중 사격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전일빌딩 7층에 대한 정밀조사와 피탄 흔적 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사격 날짜를 규명해 나갈 방침이다.

또 당시 군 기밀분서를 입수해 항공 무기체계의 광주 투입 경위, 헬기 기동 상황, 항공 부대 지휘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윤장현 시장은 "오욕의 역사, 힘있는 자와 감추고자 하는 자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 곧 후손들을 위한 우리의 의무"라며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교과서 삼은 아시아와 제3세계 국가들이 역사를 바로 세워가는 일에 또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o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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