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첫날 무너뜨리려고 설치 작품 만들었다

백현주 개인전 '낭패'

[편집자주]

백현주 설치작품 '낭패' 파손된 모습 (사진=아라리오갤러리)


대형 설치작품 '낭패'(狼狽)가 백현주 개인전 개막식이 열린 9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 갤러리 지하 공간에서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관람객이 부서진 설치작품을 전시기간 동안 복구한다는 기획에 의해 안전하게 일부러 낸 것이다.

백현주 개인전 '낭패'가 동명의 대형 설치작품을 비롯해 신작 영상 8점을 9일부터 3월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선보인다.



설치작품 '낭패'는 나무 뼈대와 스티로폼, 천 등으로 만든 4미터 높이의 구조물이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비치된 안전모를 쓰고 전동공구와 테이프 등을 이용해 이 작품을 복구할 수 있다.

'낭패'(狼狽)는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기대에 어긋나 매우 딱하게 됨을 뜻한다. 낭패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동물이다. 뒷다리가 없는 낭(狼)이라는 이리와 앞다리가 없는 패(狽)라는 이리 두 마리가 서로의 다른 신체적 특성을 보완해 공생하지만 서로 다퉈서 떨어지기도 한다.

고사에서는 상호보완적인 존재인 낭과 패가 떨어진 순간을 놓고서 서로 욕심을 내면 일이 어긋났다는 가르침을 전달한다.

백현주 작가는 설치작품 '낭패'를 통해 작가와 관객이 서로 공생하며 연결되는 관계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는 "관람객과 작가는 서로에게 낭과 패 같은 존재"며 "복구 과정에서 원형과 똑같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개인전엔 '낭패'를 비롯해 '측량' '함께 부르는 노래' 등의 영상 신작과 '9명에 다리 10개' 등의 드로잉 작품 총 9점이 전시된다.

백현주 작가는 호주 로얄 멜버른 공과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하고 영국 글라스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졸업했다. 그동안 영국 런던 가스웍스(2016), 국립현대미술관 고양(2015) 등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부산 시립미술관(2017), 아라리오뮤지엄(2015). 아르코미술관(2015) 전시에 참여했다. 

무료. 문의 (02)541-5701.



설치작품 '낭패' 파손되기 전  © News1


설치작품 '낭패' 복구 장비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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