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각 "김우중 왜 망했을까…성완종처럼 될수도"(종합)

컴투게더 한상규 대표에 자살한 성완종 회장 들먹
"안 되게 하는 방법 108가지 있다…회사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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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2017.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형님 자체가 위험해져요. 김우중(대우그룹 회장)이가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어요? 네?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도 나쁜 사례인데, 수백명한테 돈 뿌리고 자기 편의를 확답 받았을 거야. 근데 어쨌든 휘몰아치기 시작하니까 그게 안 지켜지잖아. 그렇죠?"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1)와 그의 측근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이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 '포레카'를 강탈하려 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일 열린 차 전 단장 등에 대한 3회 공판에서 검찰은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의 대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한 대표와 송 전 원장이 만나 이 대화를 나눈 시기는 2015년 6월15일이다. 당시 최씨와 차 전 단장은 신생 광고회사 모스코스를 세운 후 포레카를 인수해 이를 발판으로 대기업으로부터 광고를 수주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미 컴투게더가 포레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최씨 등은 송 전 원장을 통해 한 대표에게 포레카 지분을 넘기라고 협박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녹취에서 송 전 원장은 한 대표에게 "이제는 형님이 (포레카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컴투게더가 큰일 날 지경에 닥쳤다"고 운을 뗀다. 그는 "'재단'이라는 게 있는데, 거기선 한 대표를 (포레카 인수자가 아닌) 경영자로 있게 하려고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한 대표는 "며칠 전에 (그 내용을 설명하는 관계자를) 만났는데, 모스코스가 포레카 지분의 90%를, 컴투게더는 10%라고 했다"며 "월급만 받다가 날아갈 수 있는 10%는 수용할 수 없고, 49대 50으로 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그동안 포레카 인수자인 한 대표에게 지분의 20%만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0%까지 강요했다는 정황이다.

그러자 송 전 원장은 "재단의 탑(고위층)에서 봤을 때는 형님(한 대표)이 양아치 짓을 했고 전문적인 기업사냥꾼이라고 돼 있다"며 "막말로 얘기하면 '묻어버려라'는 얘기와, '컴투게더에 세무조사를 들여보내 없애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용하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만나보라"고 설득했다.

한 대표가 불만을 표시하자 입막음을 하려고 한 정황도 나왔다. 한 대표가 "세무조사를 당하는 한이 있어도 반격하면 안 되냐"고 묻자, 송 전 원장은 "그들에겐 형님(한 대표)의 광고주를 겁주는 등 (컴투게더를) 안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108가지가 더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원장은 '그런 말을 전달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는 한 대표의 질문에 "그런 건 궁금해하면 안 된다"며 "컴투게더라도 온전하게 가도록 내버려두는 거다, 지금대로 가면 컴투게더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과 궤를 같이하는 재단이 수 십년을 할 건 아니지 않느냐"는 한 대표의 말에도 "수십년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틀 후 통화에서 한 대표가 승낙하겠다는 취지로 "안 하면 안녕하지 못하는 거냐"고 묻자 웃으며 "네"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에 큰 일이 터질 뻔했다"며 "세무조사뿐이 아니고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광고사 강탈' 의혹과 관련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하지만 한 대표가 마음을 바꿔 포레카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송 전 원장의 협박은 노골적으로 변한다. 한 대표는 2015년 7월3일 송 전 원장과의 통화에서 "내가 지분을 85%를 주고 월급쟁이는 못 하겠다"며 "여기서 백의종군하고 투항할 수 없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힌다.

이에 송 전 원장은 "내가 제한된 정보 내에서 자꾸 해석을 하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며 "결국엔 한 대표가 피해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되는 건)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하는 걸 끝까지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한 대표가 거절할 뜻을 밝히자, 송 전 원장은 한숨을 쉬며 "세상 인심은 처음엔 의기투합 하더라도 본인이 불리해진다 싶으면 등을 돌린다"며 "(지금 한 대표에게 거절하라고 조언하는) 자문단들도 상황에 따라 생각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상황은 설명할 수 없지만 그들(자문단)에게도 내가 들어가면 (말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원장은 "성완종 리스트를 보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다 있었다"며 "내가 잘 돼야 주변도 내게 힘을 주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실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당하고 결국 자살한 성 전 회장처럼 주변에서 한 대표를 도와주지 않게 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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