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실질적 소유자는 최순실 '회장님'"(종합2보)

재단 前 간부, 崔 직함 없어도 '회장님' 극존칭
재단 운영에 靑 개입 정황도…安 "VIP 관심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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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문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된 최순실씨(61)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직접 운영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두 재단의 간부급 인사가 공식 직함이 없는 그를 '회장님'으로 극존칭하며 따르는 등 재단의 실질적인 소유자가 최씨라는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5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49)는 "최씨가 재단 운영 관련 회의를 주재한 적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최씨는 미르 재단에서 공식적인 직함이 없는 상태였다. 최씨는 이를 근거로 미르 재단이 대기업에게 출연금을 강요한 책임을 자신의 최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씨(48)에게 미뤘다. 하지만 최씨가 회의를 주재했다는 건 그가 재단을 직접 운영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 전 이사는 "회의를 할 때 말을 제일 많이 했던 사람은 최씨였다"며 "회의는 최씨의 말을 받아적고 최씨가 말한 걸 실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특히 회의를 할 때는 자신과 차씨,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등이 최씨의 일정에 맞춰 모임 장소에 갔다고 증언했다.



특히 재단의 간부급 인사가 공식 직함이 없는 최씨를 '회장님'으로 부르며 따르는 등 최씨가 재단의 실질적인 운영 결정권자였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 전 이사는 검찰 조사에서 처음에 최씨를 미르재단의 회장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이유에 대해 "큰 방향에 대해서 (최씨가) 지시를 했기 때문"이라며 "최씨의 이름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그를 만날 때마다 '회장님'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K스포츠재단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64)은 "최씨는 '회장님'으로 불렸고, K스포츠재단 회장으로서의 업무 전반에 대해 지침을 내렸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최씨는 재단 고위 간부를 채용할 때 직접 면접을 보는 등 재단의 인사에 대해서도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전 총장은 "입사할 때 저를 면접한 건 최씨였고 그가 임직원의 연봉까지 정해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후 최씨가 내게 재무이사를 맡으라고 해 맡았다가 다시 사무총장을 맡으라고 해 (그대로 따랐다)"고 진술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최씨가 재단 운영과 관련한 상황을 공유하는 등 청와대가 깊숙히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 전 총장은 "최씨에게 입사 면접을 본 이후 안종범 전 수석이 내게 전화해 '이번에 K재단을 맡으시게 됐는데 감사한다,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총장은 "안 전 수석이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회장(최순실)께서 청와대와 통하니까 그 경로로 알게됐다고 생각한다"며 "이후에도 (맡을 직책에 대해) 최씨와 안 전 수석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내게 전화해 지시하는 걸 보며, 최씨가 청와대와 연결돼 재단 업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리더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안 전 수석은 재단이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고 보이는 내용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전 총장은 "지난해 1월26일 조성민 더블루K 대표와 안 전 수석을 처음 만났다"며 "안 전 수석은 내게 '이 사업은 중요한 사안이고 VIP(대통령)가 관심을 갖고 있으니 잘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재단 회의에서 최씨의 주도로 결정된 사업이 나중에 청와대를 통해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전 이사는 "(최씨가) 회의할 때 이런 사업이 좋지 않을까 의견을 냈고, 회의한 내용을 나중에 청와대에서 알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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