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낙하산 탄 '샤넬백' 교수…예산 5조 공공기관 이사로

이대 전 부총장 박모 교수…검증 과정에 의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사실 몰랐다" 부실 해명

[편집자주]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대 제공) © News1

법인카드로 명품가방을 구입하는 등 학교의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1700만원이나 사용하고 징계를 받은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박모 교수(59)가 5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확인됐다. 

20일 뉴스1의 취재결과 박 교수는 지난해 9월19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박 교수는 법인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해 9월23일 교육부는 지난 2015년 10월 이화여대 회계감사를 실시한 결과 2013년 학교의 부총장으로 근무하던 박 교수가 100만원 상당의 샤넬 클러치백을 사는 등 사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1700만원가량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전력이 있는 인사를 막대한 예산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사로 선임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임직 이사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임명하게 되어 있어 이 과정에서 검증에 소홀했거나 모종의 압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25개의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지원·관리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5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운용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박 교수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추천으로 이사 후보가 됐다"며 신용카드를 부정하게 사용해 적발됐다는 사실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봤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수를 이사로 추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관계자는 "지난해 6월에 추천을 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통상 추천기관들은 서면으로 경력 등을 확인해 추천할 뿐 실질적인 심사는 하지 않으며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생명공학과는 전공이 무관한 박 교수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추천을 받은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생명공학과 관련된 분야의 경력이 없는 박 교수를 추천한 이유를 묻자 "저희는 공직에 있던 분이기도 하고 서류 내용을 보고 추천했을 뿐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선임직 이사는 기본적으로 무보수로 매번 회의당 30만원가량의 수당을 받게 된다. 하지만 14명의 이사들이 연구회의 사업계획 수립과 변경, 예산과 결산 등의 주요사항을 심의 의결해 과학계에 미치는 권한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5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관하는 창조경제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는 박 교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긴 한 교수는 박 교수가 정유라씨(21)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 교수와 함께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의 특혜를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샤넬백 사건도 넘어가더니 이번에도 넘어가나요"라며 박 교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은 후 박 교수가 사용한 법인 카드비를 전액 환수하고 2개월의 감봉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뉴스1은 여러 경로로 박 교수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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