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대통령과 공모사실 '부인→인정'…왜?
-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정 "공모라고 하면 짜고 나쁜 일 하는 느낌이라…"
두 변호인 서로 견해가 달라 다음 재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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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이 대통령과의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가 사실상 인정하기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 강갑진 변호사가 "정 전 비서관이 공모 부분에 대해 헷갈렸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비밀누설에 대한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비서관이 공모 관계에 대해 헷갈렸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은 공모가 (누군가와) 짜는 것으로 알았는데 (법리상) 그게 아닌것 같으니까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법률적으로 (공모가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상의를 했다. 본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법원의 판단을 받자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재판에 출석해 "법률적인 개념과 별개로 일반인 시각에서 볼때 공모라 하면 둘이 짜고 나쁜 일 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공모 관계에 대한 법률적인 오해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어 "나는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일뿐 공모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의 재판에서 정 전 비서관 측의 또 다른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거나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데 다시 강 변호사로 바뀌면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 부분이 법률상 공모혐의에 해당하는지 재판부의 판단을 받기로 한 것이다. 또 강 변호사는 차 변호사가 제기한 최순실씨 태블릿PC에 대한 감정 신청 및 JTBC 기자 2명에 대한 증인 신청을 다시 검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차 변호사와 (감정신청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변호인들 사이에 교감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정 전 비서관 측이 향후 재판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정하고 강 변호사도 다음 재판에서도 계속 나오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강 변호사와 입장이 다른 차 변호사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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