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 체제, 안철수에 약일까 독일까…득실 예측불허

경륜으로 안정성↑·호남 교두보·安에 우호적
헌정치 이미지·'독재'·무원칙 연대 우려

[편집자주]

2017.1.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이른바 '벚꽃대선'으로 대선시계가 빨라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박지원 당대표' 체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눈길이 모인다.

15일 선출된 박지원 신임 대표는 앞서 대선 등 여러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있어 풍부한 경험과 능력으로 대선 경선 관리 등에서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호남 맹주'로 알려진만큼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당 차원의 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안 전 대표와 그간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박 대표 본인도 인정한 '헌정치' 이미지는 당과 안 전 대표 지지율 반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 국면뿐 아니라 앞서도 나왔던 '원맨쇼 리더십' 문제도 안정적 당 관리를 위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을 비롯해 당내에서는 기본적으로 연대론자인 박 대표가 '무원칙적 연대'에 나서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우선 자타가 공인하는 '정치 고단수'인 박 대표는 특히 '공정한 대선 경선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을 빚다 결국 3.5%P란 근소차로 패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서도 "나는 현재 안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 만약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의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또한 '안풍(安風)'의 근원지였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게 '지지도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호남에서 박 대표가 지지세를 모아내는 역할을 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른바 '호남 교두보'를 만들어줄 것이란 취지다.

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DJ의 적자다.

지난해 말 원내대표 경선으로 불거진 안철수계와 호남세력 간 조기대선 노선 등을 둘러싼 갈등을 조율할 사람도 박 대표밖에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들 사이에서 소통역을 맡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건 박 대표 아니겠느냐"라며 "그동안 갈등상이 노출되며 당이 둘로 갈라진 것처럼 보인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舊)정치 이미지로 인한 확장성 한계는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대표의 노련함은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일종의 기득권으로 비칠 수 있다. 안 전 대표가 확장시켜 놓은 '새정치'라는 화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구정치의 기득권을 깨겠다'는 것이 새정치의 모토인데 당대표-원내대표 투톱이 호남 다선 의원으로 채워지면 국민에게 혁신과 개혁의 이미지를 내세우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초중순께 당 전략단위에서 진행한 FGI(표적집단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대표가 탄핵정국에서 발빠르게 메시지를 내는 등 역할을 했음에도 지지율이 하락한 데는 박 대표의 '원맨쇼'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탄핵정국에서 박 대표의 노출도가 안 전 대표보다 2배 이상 높아지며 국민의당이 '박지원당'이 됐다는 설명이다. 전대 국면에서 문병호 김영환 후보 등은 이같은 조사결과와 같은 맥락으로 박 대표의 독단적 당 운영을 비판해왔다.

자강론을 주장하는 안 전 대표와 달리 박 대표가 기본적으로 연대에 열려있다는 점은 향후 제3지대를 둘러싼 갈등을 노정할 수 있다.

안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취임한 이상 연대는 상수"라며 무원칙적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을 염려했다.

안 전 대표는 기존 여권을 비롯해 비박(비박근혜)계가 주축인 바른정당은 박근혜정권을 세우는데 기여한 세력이라며 연대를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탄핵국면에서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당내 다른 인사는 "안 전 대표는 이견이 있을 때 설득하거나 굴복시키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정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결국 안 전 대표가 관철해야 할 몫이 있다"고 언급했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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