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간부들 잇달아 사표

서울관 운영부장 이어 전시기획 1·2팀장도 사표
김장언 2팀장 "블랙리스트 올라가 있었다" 주장

[편집자주]

18일 오후 경기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30년 특별전-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를 찾은 관람객들이 백남준의 '다다익선' 작품에 함께 꾸며진 이승택의 '떫은 밧줄'을 감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30주년을 맞이해 소장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작가 300여명의 작품 56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계속된다. 2016.8.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서울관 운영부장에 이어 전시기획 1·2팀장 등 서울관 주요 간부들이 줄줄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순 사의를 밝힌 이지윤 전 서울관 운영부장이 의원면직 된 데 이어 조진근 서울관 운영부 전시기획1팀장, 김장언 전시기획2팀장도 최근 사직했다. 이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는 당분간 공백 상태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장언 전시기획2팀장은 지난 12월20일 사표를 제출해 지난 1일 수리되면서 자신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 씨는 2015년 한중일 프로젝트 그룹 '시징맨'(西京人)을 소개하는 '시징의 세계' 전, 한·일 그래픽디자인 50년사 '교(交), 향'전 등 굵직한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미술관의 대표 큐레이터다.



김 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해 12월28일 한 방송국의 뉴스 보도를 통해 내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며 "2014년 2월28일부터 (블랙리스트에 오른 내가) 근무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는 그 해 중반부터 만들어진 것이 사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SNS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공석이 된 서울관 운영부장의 직무대리를 자신에게 맡긴 것과 미술관 조직개편에 대한 반대 의견도 함께 털어놨다. 그는 "12월19일 미술관의 주간 부서장 회의가 끝나고 행정직 과장이 나에게 서울관운영부 운영부장 직무대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12월12일 미술관 주간 부서장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었다"며 "나는 미술관 고위행정관료에게 이와 관련되어 그 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지만, 그는 나의 이런 요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문서상 나는 서울관운영부 부장 직무대리로 발령이 났고, 다음날 마리 관장은 '자신은 내가 이미 동의했다고 보고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직무대리는 결제 시스템에서 단순히 클릭하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상황은 점입가경이었으며, 나는 운영부장 직무대리를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조직도 © News1


김 씨는 또 과천관 위주의 조직개편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마리 관장은 12월 초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의 미술관'을 표방하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의 유기적인 연계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씨는 "미술관의 고위행정관료는 미술관의 주인이 문화체육관광부이며, 과천관과 서울관의 관계는 주종관계라고 이야기했다. 또 행정 및 학예 몇몇 부서장은 '총괄'이라는 명목 아래 비공식적 위계와 서열을 강조하고, 업무체계를 임의적이고 변칙적으로 수정 조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시도되어지는 조직개편은 관장이 이야기하는 '하나의 미술관'에 대한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문화체육관광부의 미술관 길들이기로 이해되며, 일부 미술관의 기득권은 이에 부응하거나 묵인하면서 그 조직개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미술관을 떠나면서 남긴 글 때문에 미술계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과 서울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갈등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과천관이 서울관을 배제한다거나 '주종관계'라는 표현은 얼토당토않다"고 해명했다. 

또 "최근 의원면직 된 세 분은 모두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며, 각각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조직개편은 마리 관장이 지난해 3월 밝힌대로 '하나의 미술관'이라는 운영방향에 부합하도록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행정편의적 조직개편' '문화체육관광부의 길들이기' 등의 주장은 퇴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와 함께 "퇴사로 인해 공석이 된 운영부장은 '직무대리규정'에 차상위 직위에 재직 중인 공무원이 맡게 돼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공무원 직제 규정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행동으로 사표를 제출했기에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장언 씨에게 추가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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