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만에 침묵 깬 朴대통령, 심경 토로·의혹 '작심' 부인 

중요 의혹 조목조목 해명…"미소 지을 일 없어"
취재진 노트북 불허 등 불통 '여전'…헌재 심판 대비 역력

[편집자주]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7.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23일 만에 침묵을 깬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께도 미안한 생각이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면서도 헌법재판소와 특별검사팀이 다루고 있는 세월호 7시간 행적, 제3자 뇌물 수수 의혹 등을 적극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부터 50여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 기자단과 신년 인사회 겸 티타임을 가졌다. 신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표방했으나 질의응답이 오가 사실상 간담회로 진행됐다.

지난달 9일 탄핵안 가결 이후 첫 공개 외부 활동인 만큼 박 대통령은 상춘재 앞마당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일부 지역 언론엔 "울산 경제는 어떤가", "평창 올림픽은 잘 준비되고 있나"라고 해당 지역 사정을 물어보기도 했다.

탄핵 정국 속에서도 박 대통령은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조금 피곤해 보이지만 대체로 평상시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을 만난 청와대 수석들 사이에서 감기 기운 여부를 두고 말이 나왔을 뿐 건강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상춘재에 처음 왔다면서 상춘재 앞마당의 나무를 가리키고 영애 시절을 떠올렸다. 박 대통령은 "어릴 때 그네를 묶어서 하려다 아버지께서 '그러다가 나무 상한다'해서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자신의 인사말이 길어지자 "말이 샛길로 나가서 정처 없이 그냥 어디로 가버렸다"고 웃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상춘재 안으로 들어가 "국민들께도 미안한 생각이고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요즘은 미소 지을 일조차도 별로 없다"는 등 그간 심경을 토로했다.

동시에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고 해명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 배경과 문화창조벤처단지의 의의와 성과를 설명하는 부분에선 탄핵안 가결 전인 지난해 10월20일 수석비서관회의의 적극적인 해명과 겹쳐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공모라든가 또는 어떤 누구를 봐주기 위해서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었다"면서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지원 지시 의혹에 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 시술 의혹에 대해서도 "그건 전혀 안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좀 거둬졌으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바람도 남겼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 관계를 두고는 "몇 십년된 그런 지인"이라면서 "그렇다고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잖나"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해명에 나섰지만 특검 수사와 헌재 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의식하면서 "새해 1월1일부터 거창하게 기자회견이나 한 듯이 하는 것도 참 모양새가 안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비격식적인 자리를 지향한다는 차원에서 취재진의 노트북과 카메라 반입을 제한했지만 빈축을 샀다. 당장 야당은 '밀실 신년 인사회'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직무 정지 상태에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이날 오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관저에서 박 대통령과 떡국 조찬을 했다. 이후 춘추관에서 기자단과 또 다시 떡국 오찬을 가진 뒤 쉴 틈 없이 박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 배석했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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