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재창당준비위 등 검토…비박 반대로 당 수습 '글쎄'

당 수습 로드맵 차원서 재창당준비위 등 검토
김무성 전 대표 등 강력 반발…실현 가능성 미지수

[편집자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사태 및 지도부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6.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당 안팎에서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당 수습 차원에서 재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박(非박근혜)계 및 소장성향 의원들이 '주류 친박계가 주도하는 당 수습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오히려 당내 갈등은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당 수습 로드맵의 일환으로 '재창당준비위원회'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비박을 아우른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모델이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 등에서는 재창당준비위에 5선 이상 중진인 서청원, 김무성, 심재철, 이주영, 원유철, 정갑윤, 정병국 의원 등 7명과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유승민, 최경환 의원 등 총 9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다소 구체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여러가지 의견을 듣고 있고 (재창당준비위원회도) 그 중 하나일 뿐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의견을 제시한 것이고 아직 제대로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여러가지 방안의 하나로 검토한 것은 맞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애기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구당(求黨)의 선봉에 자신이 서겠다는 뜻을 지속 피력해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태 수습을 포기하고 배에서 혼자 뛰어 달아나는 비겁한 선장이 되길 원치 않는다"며 "당이 비상 상황인 것은 맞지만 당장 급하게 원칙없이 비대위만 꾸린다고 금방 새롭게 재건축이 될 수 있는 안이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천지개벽 할 만큼 변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며 "급한 위기관리와 사태수습때까지 28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인 제가 할 수 있도록 맡겨달라"고 말했다.

비주류가 주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거부하고 현 지도부가 중심이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창당준비위원회 카드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처럼 이 대표가 '재창당준비위' 등 당 수습책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 이 구상들이 실현이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비주류의 극심한 반발로, 비박계 인사들의 참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당 수습의 실마리가 아닌, 수습의 걸림돌이 돼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아 이 대표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재창당준비위원회를 묻는 질문에 "(아직 제안을) 듣지 못했다"며 "현 지도부 손으로 재창당위원회니 아무리 만들어도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무엇이 우리 당에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또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거국중립내각을 빨리 구성해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 지도부는 사퇴해야 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도 이날 비박 중진-진정모(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 연석회의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이정현 대표가 추진하는 재창당준비위가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며 "그것은 건강한 보수르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의원 역시 "이정현 대표 등 현재 지도부가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라며 "하루 빨리 (지도부에서)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른 비박계 중진 의원도 "재창당준비위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은 들었으나 국정농단의 공동 책임을 지고 있는 친박계 지도부 중심의 쇄신안에 동의할 수 없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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