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호성-최순실 통화녹음 발견…안종범 다이어리 확보
-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대통령 모금 압박 내용 드러날수도…검찰,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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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의 휴대전화에서 최씨와의 통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최순실 의혹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달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다.
이 휴대전화에는 최씨와 정 전 비서관 사이의 통화 내용이 담긴 다량의 파일이 들어 있었는데 주로 국정 현안과 대통령 업무 등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지시사항을 잊지 않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했고 이 녹음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국정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보고 파일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한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있는 만큼 검찰이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이들을 상대로 얼마나 사실관계를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4일 검찰에 긴급체포돼 이날 새벽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문서 등을 최씨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서 발견된 대통령 연설문 일부의 최종 수정자 아이디(ID)가 정 전 비서관의 것으로 추측되는 'narelo'로 확인됐다.
이 ID는 정 전 비서관이 국회 보좌관 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정 전 비서관은 같은 ID를 청와대에도 등록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씨를 이날 오전 10시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과 정 전 비서관을 이날 오후 2시부터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근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대기업들로부터 '강제 모금'을 주도한 의혹 속에 이날 오전 구속됐다.
검찰은 최근 안 전 수석으로부터 두 재단에 대한 모금 압박 관련 내용이 담긴 다이어리를 확보해 내용을 분석 중이다.
이 다이어리에는 청와대의 행사 일정과 업무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는데 분석 결과 추가적으로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모금에 관여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최씨의 딸 정유라(20·정유연으로 개명)씨의 승마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전날 대한승마협회 김모 전무와 박모 전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추가 소환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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