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단층대 인근 화학공장 383개…또하나의 '화약고'

30년 이상 노후 시설도 54곳, 안전점검 서둘러야

[편집자주]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경주지진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산단층 등 영남지역 단층대 인근해 383개 유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가동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경주 지진 당시에도 유해화학물질 취급 공장 5곳이 가동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한 화학물질 유출시 대규모 참사 우려가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삼화(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이 고용노동부, 산업단지공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활성단층 인접지역 유해위험 화학물질 취급사업장(PSM)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12일 경주지진(규모 5.8) 발생으로 이중 5곳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울산지역의 SKC 울산공장과 한국솔베이 온산은 공정기기 셧다운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들 사업장은 과산화수소, 암모니아, 염산, 황산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또 구미국가산단 내에 있는 엘지디스플레이와 도레이첨단소재2공장도 지진으로 장비가 정지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천연가스와 질소 등을 취급하는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도 발전기 비상정지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설비를 운영하는 중화학 사업장의 경우 피해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영남지역 활성단층 인접지역에 있는 PSM 사업장은 모두 383곳에 이른다. 울산 187곳, 부산 76곳, 포항 61곳, 경주 19곳 등이며 모두 15만5691명의 근로자가 근무중이다. 주요 취급물질은 화약류, 에틸렌, 도시가스, 메탄올 등으로 폭발 또는 유독성 물질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383곳 사업장 중 54곳이 지진 위험에 취약한 30년 이상 노후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이들 노후 사업장은 평상시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화재, 폭발, 화학물질 누출 등 중대산업사고가 발생한 5곳 사업장은 모두 노후 사업장이었다. 이들 사고로 모두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경주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산단층은 경북 영덕군에서 포항, 경주, 울산, 양산을 거처 부산 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져 있다. 그 주변에는 자인단층, 밀양단층(밀양), 모량단층, 울산단층(울산), 동래단층·일광단층(부산) 등의 활성단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PSM 사업장은 울산에 집중돼 있는데 울산은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대규모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이들 공장에서 처리하는 원료와 제품인 원유, 가솔린, 에틸렌, 프로필렌 등은 대부분 인화성 가스 또는 액체로 고위험 물질이다.
 
포항 지역의 경우 국내 최대의 철강단지(포스코, 현대제철)가 있는 지역으로 금속제련 시 만들어지는 부생가스는 메탄, 수소 등의 인화성 가스와 급성 독성물질인 일산화탄소로 구성돼 있다. 가스 누출시 화재, 폭발뿐만 아니라 중독 위험도 있어 근로자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김삼화 의원은 "울산미포, 온산, 포항국가산업단지는 착공한지 모두 40년이 넘은 산업단지로 입주업체 대부분이 노후시설을 유지하고 있어 지진 발생시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며 "특히 이들 산업단지는 석유화학, 철강단지가 집중돼 있어 지진으로 인한 대형 화학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즉시 유해 화학물질 취급 고위험 사업장, 특히 노후설비 보유사업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hchoi@

많이 본 뉴스

  1. "연예인 뺨치는 미모"…3명 연쇄살인 '엄여인' 얼굴 공개
  2. 18일간 문자 폭탄 신촌 그 대학생…열받은 여친이 청부 살해
  3. '최우성♥' 김윤지, 임신 8개월차 섹시 만삭 화보 "안 믿긴다"
  4. "일부러 땀 낸다" 日여성 겨드랑이로 만든 주먹밥 '불티'
  5. '편의점 취업' 부부, 마음대로 먹고 쓰고…'현실판 기생충'
  6. 젠틀한 13살 연상과 재혼…대학생 딸 "새아빠가 성추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