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쇼크]혼돈의 세계경제...한국 주력산업에 쌍끌이 악재(종합)

EU 역내 생산지위 및 한·EU FTA 지위 상실..관세 부활에고
글로벌 경기 침체 촉발 가능...조선·해운에는 설상가상

[편집자주]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로 국민투표로 결정한 24일 오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6.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산업계 줄 악영향은 두갈래다.

하나는 한·EU FTA(자유무역협정)와 역내생산 지위에서 벗어나면서 관세가 부활하는 데 따른 직접효과다. 나머지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영국과 유럽의 경기가 주저앉을 수 있는데 따른 간접효과다.  업계에서는 첫번째 효과보다 두번째 효과를 더 우려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51.9%대 48.1%로 EU탈퇴를 최종 결정했다. 투표율은 72.2%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전세계 주가와 파운드·유로화, 유가가 동반급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쳤다. 



EU 역내생산 지위 및 한·EU FTA 관계 상실..관세 부활 예고

자동차, 가전, 타이어 등 국내기업의 유럽 주력품목은 EU 역내 생산비중이 높다. 역내생산에 대해 무관세 혜택이 주어져서다. 특히 동유럽은 유럽의 생산기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6만7000대를 영국에서 판매했다. 이는 유럽 전체 판매량인 85만4900대에 20%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중 90%가 체코아 슬로바키아에서 생산된다. 10%는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세 나라에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폴란드에서 생활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매출의 31%를 차지하는 유럽 시장 물량을 대부분 헝가리 공장에서 소화하고 있다. 다만 영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3% 미만이다.

그러나 영국이  후속 정치적 과정을 거쳐 EU에서 탈퇴하는 것이 확정되면 영국 수출품에 대해 국내 기업이 누려왔던 역내생산 지위는 박탈된다. 많던 적던 관세가 부활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이 처음이다 보니 부활될 수 있는 관세율이 얼마가 될지는 전혀 알수 없다. 영국이 EU가맹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조기에 체결하지 않는 한 많던 적던 부활될 것은 확실시된다. 

지난 5월 체코 오스트라바(Ostrava)시 인근 노소비체(Nosovice)지역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에서 완성된 차량. EU에서 영국이 탈퇴하게 되면 역내 생산 지위가 상실돼 영국에선 관세를 내야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 2014.6.3/뉴스1

또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물량도 관세 부활이 예고됐다. 한·EU FTA가 성립되지 않아서다. 한·EU FTA이전 자동차는 10%, 자동차부품은 4.5%, 타이어는 4.5% 의 관세가 부과됐다. 염화비닐, 플라스틱문틀, 편물 등도 4.5~6.5%의 관세를 부담할 수 있다. 

물론 유예기간동안 한국이 영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이같은 문제를 풀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무역협회는 서둘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관세 부활 문제보다 경기 침체 우려가 더 걱정"

영국의 EU 탈퇴가 국내 경제에 줄 영향의 본론은 금융시장 혼란과 경기둔화 우려다. 

주요 경제 기관들은 브렉시트로 영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재무부는 영국의 GDP가 향후 2년안에 현재 수준에서 3.6% 감소하고 향후 15년간 GDP는 3.8%~7.5%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과 관련해 제기되는 큰 우려는 영국의 EU탈퇴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도 연쇄적으로 EU에서 빠져나오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되면 환율과 금융 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금융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증시, 유럽 증시 등은 이날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6% 이상 절하돼 파운드당 1.3407달러에 거래됐다. 일본 엔화는 초강세를 보였다. 달러대비 엔 가치는 3.2% 급등해 102.7420엔에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은 3.6% 급락해 2008년 금융위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전자제품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유로화 환율 변화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올해 가전제품 판매전략에서 프리미엄군 비중을 높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비심리 위축이 줄 타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동차 업계도 "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유럽 금융 시장의 불안이 가속화되면서 경기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해운 엎친데 덮친격

브렉시트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생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조선업종 및 해운업종에 엎친데 덮친격이다.

국내 조선사의 발주 대부분은 그리스와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 국적의 선주에 의존하고 있다. 또 조선업은 대부분 유럽 금융기관이 연계된 금융과 함께 이뤄진다. 유럽은행이 관련 자금을 대출해주고 선주사가 발주하는 시스템을 띤다. 

브렉시트로 유럽 금융 시장유럽의 경기가 위축될 경우 수년간 계속된 조선업계의 수주절벽이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사 관계자는 "영국의 EU 탈퇴로 유럽의 경기가 위축될 경우 매출의 상당부분을 유럽발 수주에 기대온 국내 조선사들에 악재가 아닐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는 유럽노선의 운임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장 운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계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경기가 나빠지면 해운업종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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