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 野 어디로…지도체제 싸움 심화 속 목적없는 표류
-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주류 "당권전대·공천전대…당 두조각내는 것" 安 비판
비주류, "文 사퇴해야" 압박…민집모, 30일 회동
[편집자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제안을 거부하고 '혁신 전당대회' 카드를 빼들며 당내 혼란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연 회견에서 사실상 문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전대를 제안, 당권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 전 대표의 제안으로 가뜩이나 비주류로부터 공격받아온 문 대표 리더십은 더 흔들리게 됐고, 이로 인해 당내 주류와 비주류 간 '주도권 혈투'도 거세질 전망이다.
혁신 전대가 성사될 경우 당내 대권 주자들이 총출동해 당권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도체제 개편 논의로 힘을 잃으며 사실상의 '지도부 공백' 상태가 초래돼 당이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온다.
목표 없는 제1야당의 항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총선 승리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당내 비주류는 안 전 대표의 '문안박연대' 거부를 환영하고 나섰다.
호남권 비주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혁신 전대를 위해서라도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문 대표의 퇴진을 압박했다.
비주류 성향 주승용 최고위원도 "혁신 전대는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더이상의 혼란은 당을 공멸의 길로 내몰게될 것"이라고 문 대표 압박에 가세했다.
비주류 의원모임인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 소속 유성엽 의원 역시 "이젠 문 대표가 사퇴할 상황이 왔고, 세대교체를 핵으로 하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힘과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민집모인 문병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 위기가 한가한 수준이 아니다. 공천권을 운운하며 (안 전 대표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건) 기득권을 유지하겠단 소리"라고 했다.
민집모는 30일 오찬회동을 갖고 문 대표가 안 전 대표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표직 사퇴를 촉구할지 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주류 측은 '혁신전대'를 비현실적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설령 전대를 치르게 된다 해도 '당권전대', '공천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 제안은 현실성이 없다. 전대를 하게 돼도 문 대표는 당연히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문 대표가 '시스템 정당'을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평가위 활동 전 당을 자꾸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이 혁신을 안하고 있는 게 아니다"며 "전대에서 검증받자는 것이야말로 구정치고, 완전히 계파주의 관점"이라고 반발했다.
'문안박연대' 지지성명에 이름을 올렸던 김기식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외부 야권세력과 통합할 때는 당연히 통합전대가 불가피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권 전대'가 돼 적절치 않다"며 "결국 자신의 공천을 조건으로 지지를 결정할 것이라 '줄서기 공천 전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의 등을 소집해 안 전 대표 주장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측에서는 안 전 대표 제안을 거부할 경우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비주류 비판에, 수용할 경우 총선 전 대표직을 내려놓고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문 대표 측 한 관계자는 "혁신 전대는 당대표 사퇴가 전제로 문 대표가 즉답할 사안은 아니다"며 "당 지도부 전체 거취와도 연관돼 있어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천정배 의원을 포함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 구축 제안에 대해서도 "문안박연대가 됐으면 당연히 '+∂'로 천 의원까지 (통합)하는 게 당초 구상인데, 안 전 대표는 혁신전대를 전제로 '천정배신당'과의 통합을 언급했다"며 "당내 상황이 백가쟁명인데 전대를 통해 너무 강한 분열이 생기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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