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하 7.3도 추위 급습…"춥다, 추워" 시민들 '중무장 출근'

두터운 점퍼·목도리·장갑 등 출근길 '필수품'…"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편집자주]

서울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두터운 겨울 옷을 입고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기상청은 이날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낮 기온도 서울 1도에 머무는 등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2015.11.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하루사이에 갑자기 찾아 온 겨울…춥다, 추워"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7일 오전 시민들은 갑자기 뚝 떨어진 수은주에 저마다의 방법으로 추위를 피하며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7.3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칼바람마저 더해져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가자,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 주머니에 양 손을 찔러 넣고 목도리와 장갑 등의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인근에서 만난 김모(32)씨는 "오늘이 올 가을 들어 가장 춥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대비하고 나섰는데도, 예상보다 날씨가 더 춥다"며 "손이 너무 시려워 따뜻한 커피로 녹이고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추위에 얼어 코끝마저 빨개진 성모(29·여)씨도 "오늘 날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장롱 깊숙한 곳에서 두꺼운 패딩점퍼를 꺼내 입었다"며 "금요일이라 퇴근 후 친구들과 만나 스트레스를 풀어볼까 했는데 날이 너무 추워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가 몸을 녹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왕십리역에서 만난 대학생 이지민(23·여)씨는 오랜만에 '보온내의'를 꺼내 입었다고 했다. 그는 "어제 날씨 예보를 보고 내의를 꺼냈다"며 "집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만난 강추위에 '입기를 잘했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목도리 등의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회사원 이모(32)씨도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장갑과 목도리를 꺼내 입었다"며 "하루사이 갑자기 겨울이 온 것 같아 당황스러울 뿐이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화려했던 등산객들의 등산복도 추운 날씨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등산복 대신 두꺼운 점퍼로 갈아 입은 정모(57·여)씨는 "불과 지난주에 얇은 가을 점퍼를 입고 등산을 갔었는데, 오늘은 두꺼운 점퍼를 꺼내 입을 수밖에 없었다"며 "귀마개와 목도리, 모자, 핫팩 등을 모두 챙기는 등 올해 첫 겨울 산행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른 새벽 일을 마치고 퇴근길이던 김모(53·여)씨는 두터운 목도리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새벽에 일이 끝났지만 날이 너무 추워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퇴근하고 있다"며 "어제 저녁 출근할 때도 날이 춥길래 목도리와 장갑까지 착용했는데 지금 몸이 전부 얼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두터운 겨울 옷을 입고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낮 기온도 서울 1도에 머무는 등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2015.11.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진 이날 서울의 곳곳에는 겨울의 상징인 '드럼통 화덕'이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근로자 김성수(68)씨는 "날씨가 부쩍 추워져 조금이나마 따뜻할까 싶어 화덕을 준비했다"면서 "어제는 눈이 오더니 오늘은 강추위까지 겹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 이성령(33·여)씨도 "지난주만 해도 슬리퍼 차림으로 나왔었는데, 오늘은 중무장했다"며 털로 만들어진 부츠를 내보였다.

그는 "오전 9시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나면 오늘 창고에 넣어 놨던 방한용품을 모두 꺼내놓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광운대역 인근에서 출근하던 직장인 김모(44)씨도 역시 "춥다는 말을 듣긴 들었지만 이 정도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겨울이 왔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면접이 있다는 김소원(25·여)씨는 "면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장 차림으로 나오다 보니 너무 춥다"면서 "스타킹이라도 좀 더 두꺼운 걸 입을 걸 그랬다"며 코를 훌쩍거렸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전라남북도와 제주도, 경남북서내륙 등에 눈발이 휘날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낮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져 춥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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