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박물관, 한국근현대미술사 자료 4천여점 기증받아 '화제'
-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조선 최후의 어진화가 김은호의 '백모란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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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문화재단(이사장 이길여) 부설 가천박물관은 22일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자료 4300여점을 한꺼번에 기증받아 화제이다.
기증자는 미술평론가인 이구열(83) 한국근대미술연구소장. 국내 최초의 미술기자로 유명한 이 소장은 1세대 미술평론가로 활약했다.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본부장,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소장이 기증한 4300여권의 미술 자료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를 대거 포함하고 있다.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이응노, 백남준 등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들의 도록과 미술 관련 도서, 정기간행물, 학술지 등을 망라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자료는 이당 김은호(1892~1979) 선생이 말년에 그린 대표작 '백모란도'이다. 김은호는 조선시대 최후의 어진(御眞, 왕의 초상화) 화가로 활동했던 인물로 인물화뿐 아니라 국내에서 화조(花鳥) 추상화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백모란도'는 김은호 선생이 자신의 전기인 '화단일경(畵壇一境)'을 집필한 이 소장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한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 활짝 핀 다섯 송이의 백모란을 표현하고 그 주변에 싱그러운 잎을 배치했다. 그림 상단에는 당대 최고의 한학자였던 임창순 선생이 이런 그림의 내역을 적었다. 1968년 프랑스에서 열린 한국 전통회화전에도 출품되었다.
이 소장은 "인천에서 태어난 김은호 선생의 작품이 가천박물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천박물관은 이 소장이 기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 자료실'을 개설하여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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