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과 전통, 재미가 있는 면세점 만들겠다"

[뉴스1 초대석]성영목 신세계DF 대표 "관광객 수요 있는 곳에 면세점 지어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있는 남대문시장과 상생, 발전위해 적극 협력"

[편집자주]

총 3장의 서울 시내면세점 티켓을 놓고 출사표를 내건 총 21개 업체들의 수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국가적 정책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각자 입지 선택부터 합종연횡 등 최선의 패를 들고 '시내면세점 전쟁'에 돌입한 이들 기업들의 전략과 차별점, 그리고 국내 면세점 산업의 비전과 전망을 CEO에게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신세계 시내면세점 입지 후보지인 본점 명품관 전경 2015.6.12/뉴스1 2015.06.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남대문시장 등 인근 지역에 관광객들이 다시 모
이게 해 지역상권을 부활시키고, 관광산업과 면세산업 활성화를 통한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겠다."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등 대부분 유통채널에서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에게 면세점은 숙원사업이었다. 그나마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점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에 들어가는 등 차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신세계에게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승인은 신세계 면세점 사업의 확실한 도약을 이끌 수 있는 기회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상징성도 크지만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신세계그룹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인물은 성영목 신세계DF 대표이사(사진·59)다.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사무동 빌딩에 있는 본인의 사무실에서 만난 성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시내면세점을 해야만 하는 이유 대신 정부가 시내면세점을 늘리려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시내면세점을 추가해 관광객들을 더 모으고 이를 통해 내수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번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 정부 정책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곳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면세사업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최대 과제로 꼽히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해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데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또 과거에 면세사업을 할 때와 지금 시장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처음 신세계에 왔을때 신세계가 면세사업을 꼭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조선호텔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그룹의 의지가 면세에도 있는 것을 알게 됐고, 내가 다소나마 알고 있는 것이 그룹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2010년을 중심으로 면세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롯데나 신라가 잘 적응하면서 세계적으로 큰 것은 칭찬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의 수요가 그때보다 더 커진 상황이다. 또 소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즉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차별화된 면세점이 나타나야 한다. 신세계가 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성영목 신세계 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장 2015.6.12/뉴스1 2015.06.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그렇다면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면세점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 무엇보다 명품관 전부와 옆에 있는 SC은행 건물까지 면세점으로 한다는 것은 파격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면세업계가 최근 여행객의 수요에 제대로 맞추고 있냐는 고민이 커졌고, 당국도 이런 고민하에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1곳에게 추가로 면세점 허가를 주기로 했다.

명품관은 신세계에 상징성 있는 건물이다. 이런 명품관과 SC은행 건물을 내놓은 것은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항간에 교통문제를 이야기하는데 교통문제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본질적인 차원에서 수요가 있는 곳에 면세점이 있어야 한다. 지금 관광객들의 쇼핑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기 때문에 입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신세계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건물이 면세점으로서는 의미가 있다.

-입지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로 내부를 어떻게 꾸밀 것인지는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차별화와 상징성을 강조했고, 기존에 명품관이었다는 이미지도 있으니 그에 걸맞는 계획을 세워야 할텐데.

▶우선 현재 백화점 명품관은 면세점으로 바뀌어도 상품판매 위주의 공간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고품격 컨셉트는 가져갈 것이다. 우리는 '고품격 문화 면세점'을 표방한다. 명품관 옥상에는 세계적인 미술품이 많다. 그것들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미술품 전시 등도 하는 등 문화가 공존하는 고품격 쇼핑공간으로 꾸밀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명품관에 입점해 있는 명품 브랜드들과의 마찰을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역점사업인만큼 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사이먼 등과 협조해서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여기에서도 차별점이 될 수 있는데 명품관 옆에 있는 SC은행 건물도 면세점이다. 하지만 이 건물에서는 상품을 전혀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여행객들에게 서비스와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이 건물은 전부 정보제공, 휴식,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발전상을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다.

-마침 교통문제는 서울시와 경쟁업체들도 많이 얘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있는지.

▶우선 신세계면세점은 기본적으로 개별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오는 면세점 고객을 보면 최근 개별 고객이 70% 정도다. 특히 그동안 마케팅이 단체 고객에 맞춰진만큼 개별 고객을 위주로 마케팅을 하면 그동안 소외됐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면세점과 달리 대형 차량보다 도보 혹은 개인용 차량 고객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단체 고객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면세점을 감안할 때 하루에 버스가 400~500대 정도 들어온다. 하루 평균 5~6회 회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동시 주차 대수는 버스를 8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현재 신세계는 반경 2.5km 이내에 이정도 규모를 소화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남대문시장이 과거에는 관광객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 신세계가 시내면세점에 도전하면서 남대문시장과의 상생을 내세웠다. 관련해서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지.

▶시내면세점의 경우 상품판매만 추구하는 것보다 주변에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으면 관광객들이 모이고 체류시간도 늘어난다. 신세계 주변에는 남대문시장이 있고, 남대문시장은 먹거리도 많고 면세점이나 백화점과 차별화되는 살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해 다양한 쇼핑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또 남대문시장 자체를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인기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남대문시장협의회, 중구청 등과 협약도 이미 했다. 면세점 허가를 받을 경우 남대문시장 발전을 위해 시설 투자, 정보와 노하우 제공 등을 생각하고 있다. 통역 서비스, 안내소, 매장 디자인, 거리 정비 등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울 것이다. 마침 정부도 남대문시장을 발전시키겠다고 하니 신세계의 노하우와 함께 하면 관광객들에게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신세계의 면세점사업이 이번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승인 여부를 떠나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면세점사업에 대한 비전은 어떤 것인지.

▶당연히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면세점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롯데와 신라가 잘했다. 해외 진출도 하고 세계랭킹 10위권에 두 회사가 들어갈 정도로 성장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부산에서 시작해 김해공항과 인천공항, 그리고 인터넷면세점을 하고 있다. 신규업체 중 가장 구색을 잘 갖추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된다면 국내시장에서 위치는 어느정도 갖춰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 이후는 세계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본다.

-면세점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너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의 면세점에 대한 의지는 업계에 유명하다. 관련해서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지.

▶기본적으로 그룹의 오너들은 전체 시장을 보는 것 같다. 그룹 전체, 시장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듯 싶다. 정 부회장은 관광산업 발전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에 우리가 기여해야겠다고 말해 왔다. 또 기왕 하려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까지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갖추자고 하고, 우리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함께 해 국내 업체의 명품화를 인큐베이팅해서 동반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면세점사업 전략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관세청에서 면세점 사업에 대한 문호를 더 개방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면세사업은 세금과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현재 방향은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시장의 변화에 맞춰 추가도 하고 지도와 감독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특히 면세점사업은 초기 투자도 많이 들어가고 운영능력도 있어야 한다. 물론 누구나 시장에 참여해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때문에 지금처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을 하도록 허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면세점에서 다루는 상품은 통관이 안된 물건들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최근 한국에 대한 실망, 엔저 등으로 유커들이 일본으로 많이 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메르스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국 관광산업이 어려운 상황인데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관광쪽은 잘 모르지만 그동안 경험한 것을 보면 5~6년마다 한번씩 위기가 찾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길게 보면 앞으로 5년정도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이 맞을 것으로 본다. 최근 여러가지 좋지 않는 소식이 많이 나오는데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관련업계가 지혜를 모으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내부 2015.6.12/뉴스1 2015.06.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대담=김정태 산업2부장, 정리=백진엽 기자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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