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금' 수준 차벽에 귀가 못한 시민들 곳곳서 경찰에 '항의'
-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손미혜 기자, 주성호 기자
경찰, 세월호 추모행진 막으려 오후부터 도심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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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도심이 진공상태에 빠졌다. 광화문 일대는 이날 오후부터 플라스틱 벽과 경찰버스, 경찰 대오로 빈틈없이 둘러싸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희생자 추모 행사를 마치고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는 시민들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으로 통하는 길을 완전히 봉쇄했다.
자정을 넘긴 17일 오전 1시30분까지 경찰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골목길까지 도보 통행과 차량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은 데 이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한 종로구에 자택을 둔 인근 직장인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곳곳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항의했다.
유가족 50여명과 행진단이 연좌 농성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경복궁을 기준으로 안국역, 경복궁역, 광화문광장 주변 통행이 여전히 꽉 막힌 상태다.
경찰은 이날 1만여명의 경력을 동원하고 버스와 트럭 등 차량 60여대로 행진과 청계천 일대까지 빽빽히 일반 시민들의 통행을 통제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만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했다. 일부 취재진의 통행도 제한됐다.
몇몇 시민들은 경찰 통제선에 모여 서서 "일반 시민의 통행을 막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지척에 있는 오피스텔에 사는데 자정이 넘도록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시민들이 동시에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 이후의 행진은 미신고 불법 집회인 만큼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을 늦추지 않았다.
17일 오전 2시경 광화문 북단에 세월호 대책회의 관계자 400여명과 유가족 50여명이 차벽 옹성에 둘러싸인 채 철야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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