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분당·용인죽전 전셋값, 설이후 전셋값 최고 6천만원 ↑

[르포]꽃메마을 아이파크 호가 6천만원 올라…분당 서현 시범단지도 3천만~5천만 뛰어
"이왕 대출받는 거 내 집 마련"…매매전환 수요 확대에 매맷값도 올라

[편집자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 News1

"이왕 서울을 벗어났으니 조금 고생하더라도 내 집을 갖고 싶었어요. 전셋값 올려주나 내집 사나 대출 받는 건 똑같잖아요. 아내와 상의해 큰 맘 먹고 집 장만하기로 했어요. 큰 집으로 이사가자니까 아이들도 좋아하더라고요."(44살 김모씨)
 

서울 강남발(發) '미친 전세값'의 여진이 심상치 않다. 오르는 전셋값을 못 이겨 집을 옮기는 경우는 물론이고 아예 사들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비싼 전셋값에 떠밀린 세입자들이 강남과 인접한 경기 분당과 용인으로 이동하면서 이 지역의 전세값과 매매가가 동시에 오르고 있다.
 

분당 서현동 I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두어달 전만 해도 시범단지 삼성·한신 60㎡ 주택형의 전세가격은 2억9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호가가 3억4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어 어디까지 치솟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형 아파트의 전세금 호가도 오르는 추세다.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현동 한양아파트 134㎡ 주택형은 지난달 초 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5억8000만원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그마저도 좋은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선호도가 높지 않은 저층 물건도 나오기가 무섭게 소진되는 상황이다.
 

치솟는 전셋값을 지켜보다 못해 '내집 마련'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의 말이다.
 

W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인 경우 교육 문제 때문에 타지로 이사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전세 물건이 워낙 없다보니 매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것도 매매 전환 수요가 커지는 요인이다. 지난달 분당 효자촌 화성아파트 54㎡ 주택형의 거래가는 2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전세는 2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1000만원 정도 보태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월보다는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매매를 문의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전셋값은 그때랑 비교하면 3000만~4000만원 올랐는데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가격이 오르다보니 중소형 아파트는 1억원 정도만 보태면 매입할 수 있다"며 "체감상 전세를 찾는 이들 중 30% 정도는 매매로 전환하는 것 같은데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분당과 바로 인접한 용인 죽전 지역도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분당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고 밀려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S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자고 일어나면 전셋값이 뛴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며 "새터마을죽전힐스테이트 85㎡ 주택형은 지난달만 해도 3억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최근엔 호가가 3억40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이나 분당에서 전셋집을 못 구한 이들이 용인까지 내려오는 형국"이라며 "서울의 전셋값 수준에 맞춰서 집을 구하는 수요가 많다보니 이 지역은 아파트 크기에 상관 없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꽃메마을 아이파크 인근 I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설 연휴 이전 3억2000만원에 전세가 나가던 아파트가 최근에는 3억6000만원 수준까지 올랐고 전망이나 조건이 좋은 집은 3억8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사이트의 통계를 보더라도 오름세는 확연하다. 죽전동 꽃메마을극동스타클래스 109㎡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3억2000만원 선에서 전세거래가 이뤄졌으나 11월 3억5000만원에 이어 올 1월에는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소형 역시 강세다. 도담마을 우미이노스빌 60㎡ 주택형의 전셋값은 같은 시기 2억3000만~2억5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이 지역 역시 치솟는 전셋값을 지켜보다 못해 '내집 마련'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에서 전세로 살던 사람들이 죽전까지 내려온 경우에는 마지노선까지 왔다고 생각해 더 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경우는 열 집 중 절반 이상이 전세를 찾으러 왔다가 매매 상담도 받고 난 뒤 마음을 바꾼다"고 말했다.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든 내집 마련을 하든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똑같다"며 "이왕 대출받을 거 조금 더 받아 이 참에 전세살이에서 탈출하자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꽃메마을 현대홈타운4차 3단지는 84㎡ 주택형은 설 이후로 호가가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원까지 올랐고 꽃메마을 한라신영프로방스 121㎡ 주택형도 2000만~3000만원 올랐다"고 귀띔했다.
 

서울과 비교할 때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거나 같은 전셋값으로 훨씬 큰 집을 구할 수 있어 매수자들의 만족도도 크다. 죽전동 G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죽전은 서울로 나가는 교통편이 나쁘지 않은 등 생활환경이 좋다"며 "재정적 상황에 맞춰 마지못해 계약했지만 실제로 입주 뒤에는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당과 용인은 지하철 신분당선이나 광역버스를 이용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며 "최근 들어 동탄신도시 등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역의 전세·매매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봄 이사철에 신혼부부 수요까지 겹쳐 이들 지역의 매매·전세 동반상승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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