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류] 삼성스마트폰으로 K-POP 즐기는 뉴요커 “원더풀 코리아”
-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유승관 기자, 허경 기자
뉴스1 창사 3주년 기획...한류 3.0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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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1.0 시대는 2000년대 K-POP 열풍을 타고 한류 2.0 시대로 진화했다. 이처럼 문화콘텐츠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관광, IT, 패션, 제조업을 비롯해 국가브랜드까지 영역이 확장되는 한류 3.0 시대에 직면해있다. 우리는 문화에서 경제영역으로 확장되는 이른바 한류경제의 시대 속에 한류 3.0의 현주소를 찾아가봤다.
베트남 호찌민의 호텔에서 TV를 켰다. 현지 TV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과 전지현은 이미 이곳에서도 슈퍼스타다. 길거리에서 소녀시대나 엑소의 최신곡이 울려퍼지는 것은 물론 김수현의 사진이 내걸린 빵집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그만큼 한류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베트남에는 16개 대학에 설치된 한국어과에는 학생 3500여명(한국어학당 학생까지 포함 시 1만2000여명)이 한국을 알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뗀다. 호치민외국어정보대학 한국어과 팜 띠 투이 린 교수(32,여)는 "이전에는 취업이나 유학을 위해 한국어를 택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한류나 한국제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을 접한 학생들이 한국어를 전공하고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류가 바꿔놓은 베트남 젊은이들의 세태를 전했다.
며칠 전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한 응웬 방 탄(22,여)씨는 "베트남에서 한국과 거의 같은 가격으로 출시되는 한국산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단순히 품질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삼성'이나 '한국'의 이미지를 구입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후 드라마 수출로 시작된 베트남에서의 '문화한류'는 영화, K-POP 으로 이어지며 국산 휴대전화, 생활가전, 식음료 등의 구매를 이끄는 '경제한류'로 이어지고 있었다.
동남아에서 시작된 한류는 유튜브, SNS 등을 통해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지역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해 ‘유럽 한류와 국가 브랜드 조사’ 보고서를 통해 유럽 내 한류(韓流)가 6656억 원, 한-EU FTA가 3921억 원의 효과를 각각 유발해 총 1조577억 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 유럽 7개국의 일반인 및 전문가 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의 유럽 진출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코트라 측은 2010년부터 3년간 대(對)유럽 수출액과 수출품 중 소비재 비중 등을 종합한 결과 한국 대중문화가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 브랜드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는 6656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한국의 주요 소비재 중 휴대전화, 한식, 영화, 드라마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응답자의 61.8%가 한국산 휴대전화를 알고 있으며 67.8%는 한국산 휴대전화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코트라 프라하 무역관 관계자는 "체코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설립되고 삼성과 LG의 모바일, 가전이 명성을 떨치며 한류와 함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77년 그리스에 포니 300대를 수출하며 유럽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래 2009년 체코 노소비체에 유럽 현지공장을 설립하며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 프라하 중앙점에서 만난 페트르 노보트니(42)씨는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 내 선택은 현대차"라며 "경쟁차종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는 점이 아쉽지만 안전성과 세련됨, 기술적으로 진보된 편의장비가 큰 장점"이라며 구매의사를 밝혔다. 현대차 체코공장 의장부에서 일하는 안드레아 호라코바씨는 "예전과 비교하면 체코에서 현대차가 다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그만큼 유럽지역에서 현대차 위상도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10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수출 차량은 23만3891대, 수출액은 39조4662억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각각 5.7%, 1.1% 감소한 수치지만 평균 수출단가는 1만690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분기별 수출단가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대수와 수출 금액이 줄었음에도 수출 단가의 상승은 제네시스 등 고급차의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네시스는 올 3분기 9785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60%의 판매랑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준대형 세단 '아슬란'을 출시하며 고급 대형세단의 세부 세그먼트를 완성한 현대차는 수입차의 약진으로 추락했던 내수시장의 점유율 공략에도 나선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아슬란도 상품성이 있을 경우 디젤 엔진 라인추가 및 수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중국 쪽에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고 미국과 중동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아슬란 수출 의지도 표명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주요 가전업체들을 제치고 동유럽에서 프리미엄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 드럼세탁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모니카 공고로바(38)씨는 "LG 세탁기는 기술적인 면에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특히 세탁기 에너지 소비효율이 좋아 전기료가 적게 들고 소음이 적어 아주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유럽연합(EU) 에너지효율 최고등급인 'A+++'보다 40%이상 에너지를 절감한 드럼세탁기 신제품을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기술적 진보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문화한류를 경제한류로 이어갈 한국기업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업체의 가전은 원가절감을 위해 대부분 국내와 해외공장에서 나뉘어 생산된다. 그런데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 제습기 생산라인을 가동, 자체 개발한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한 모델, 정속형 모델 등으로 7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LG그룹은 전자·화학 등 주력사업 분야에서 전략 제품의 라인업과 출시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소비자를 위한 제품·서비스·마케팅도 고도화해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LG그룹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융복합 연구단지인 'LG 사이언스 파크'를 지난 8월 착공에 돌입하는 등 국내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류는 트렌드에 민감한 뉴요커들의 손에 쥐어진 한국산 스마트폰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었다. 뉴욕의 연인들은 타임스 스퀘어 붉은 계단에 앉아 사이좋게 이어폰을 나눠 끼고 K-POP을 즐기며, 뉴욕에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록펠러센터 GE빌딩 톱 오브 더 록 전망대에 선 관광객들은 스마트폰으로 뉴욕의 추억을 남긴다. 그들이 손에 든 스마트폰 3대중 1대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와 LG G시리즈 등 우리기업이 생산한 제품들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한국 콘텐츠 수출액은 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만난 세계인들은 이미 한국산 스마트폰으로 소녀시대와 싸이를 소비하고 있었다. 이상윤 코트라 문화콘텐츠 전문위원은 "경제한류는 1차 한류시장(콘텐츠를 통한 브랜드파워)과 2차 한류시장(기술, 디자인을 통한 경제적파워)이 융합될 때, 경제 효과 뿐 아니라 국가 브랜드라는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며 "해당 지역 수준과 소비패턴을 고려한 기술력 높은 상품개발과 한류마케팅을 결합해 진출해야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코트라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코리아브랜드 한류상품박람회(KBEE)'가 8월13일부터 15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루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역대 최대규모로 개최됐다. 코트라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50개사(社)를 포함해 총 279개 기업 1만50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서 확정된 계약실적은 145만달러(약 14억8000만원)이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이번 박람회는 중남미에서 처음 시도되는 한류 박람회로 그동안 한류에 목말라 있던 브라질 팬을 중심으로 호응이 좋다"며 "양국의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이어 "코트라는 문화 콘텐츠 융합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류가 유발하는 경제적 파급효과 제고를 위해 한류의 확산·진화를 통한 한류 3.0시대 본격화, 한류현상을 제조업 수출과 연계해 한국 브랜드 및 제품을 지속적으로 전파하는데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수한 관광 자원을 발굴하는 동시에 전략적으로 홍보하여 한류현상을 관광 수요 촉진과 연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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