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도주 97일만에 검거…“부모가 죽었는데 심정이 어떻겠나”(종합)

“아버님 생각이 들었다”…혐의 인정 여부 등에는 고개만 내저어

[편집자주]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 장남 유대균이 25일 밤 인천광역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유대균과 도피조력자 박수경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이 오피스텔은 조력자 동생의 집으로 전해졌으며,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관들이 급습해 검거했다. 2014.7.25/뉴스1

 

“부모 자식사이에서 부모가 죽었는데 자식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25일 밤 9시15분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압송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는 심정이 어떠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대균씨는 검경 수사팀이 전국에 배포한 수배전단지 모습과 흡사했다. 대균씨는 귀를 덮는 장발 곱슬머리에 진회색 차이나셔츠, 검은 바지 차림이었다.

 

대균씨는 기자들의 이어지는 질문에 도주 중에는 가족과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어디에 있었냐는 질문에는 “수원에 있었다”고 답했다.

 

대균씨에 이어 함께 검거된 도피조력자 박수경씨(34·여)도 경찰 수사팀원들에게 이끌려 광수대로 들어섰다. 박씨는 수배중인 도주자로 보기 힘들 정도로 단정한 얼굴과 깨끗한 검은 옷을 갖춰 입은 차림이었다.

 

박씨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정면을 바라보고 입을 일(一)자로 꾹 다문 채 수사실로 들어갔다.

 

인천 광수대에서 약 15분간 간단히 기초조사를 마친 대균씨와 박씨는 밤 9시30분쯤 인천지검으로 호송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대균씨와 박씨는 이날 저녁 7시 경기도 용인 수지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두 사람이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20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도피를 시작한 지 97일 만이다. 지난 22일 유 전회장의 사망이 확인된 지 나흘 만에 장남이 붙잡힌 것이다. 

 

대균씨 소재를 추적하던 경찰 태스크포스(TF) 분석팀은 유씨의 수행원 하(40)모씨의 여동생(35)이 사용했던 해당 오피스텔에 유씨 등이 숨어있을 것으로 보고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8명을 급파, 오피스텔을 수색해 유씨와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하씨의 여동생이 해당 오피스텔을 지난 5월초까지 사용한 뒤 비워둔 것으로 파악했는데 이후에도 수도·전기가 사용된 점에 주목해 오피스텔에 유씨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오피스텔을 수색해 유씨 등을 붙잡았다.

 

경찰은 해당 첩보를 구원파 계열사 관계자의 제보로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청 광수대에서 기초조사를 받은 뒤 인천지검 정문 앞으로 걸어들어온 대균씨에게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대균씨는 “3달 간 도피행각이 끝났는데 지금 심정 어떠냐는 질문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같이 답했다.

 

“일가가 세월호 원인 제공자로 지목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물었다.

 

대균씨는 “왜 도망다녔냐”는 질문에는 “도망은 안 다녔다”며 도피 사실을 부인하는 듯한 대답을 내놨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없냐는 요청에도 제대로 말문을 열지 않았다.

 

이어 “밀항 시도를 한 적이 있나”, “도피 중에 해외에 있는 가족과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침묵을 지킨 채 지검 안으로 들어섰다. 

 

뒤따라 호송된 박씨 역시 “어머니(‘신엄마’ 신명희)는 자수했는데 본인은 왜 자수를 안 했나”, “유대균의 도피를 도운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대균씨와 박씨에게 도피처인 오피스텔과 음식 등을 제공한 혐의(범인도피)로 대균씨 수행원의 여동생 하씨도 경찰에 체포돼 인천지검으로 옮겨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새벽부터 다음날인 26일까지 대균씨와 박씨를 조사한 뒤 이르면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hong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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