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항암치료…식물 성분 유래 항암제들 [약전약후]

초기 항암제 개발 시 식물추출물 활용…고대 그리스 사용 기록도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2024-04-27 07:00 송고
© News1 DB
© News1 DB

금속성 화합물을 비롯해 방사선, 빛 등 다양한 항암 치료법이 나오고 있지만, 인류의 첫번째 항암제의 기원은 식물 추출물에서 비롯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염증 억제 등 작용이 있어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 항암 치료의 기록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다. 기원후 1세기 고대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P.Dioscorides)는 약초를 정리한 서적에서 백합과 식물로 암과 통풍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러한 사실은 근대에 들어 암 치료법을 연구할 때 처음으로 시도하는 단초 역할을 했다. 1820년 프랑스의 화학자 펠레티에르와 카벤턴은 이 고대 그리스의 기록을 통해 식물성 알칼로이드 성분인 '콜히친'(colchicine)을 분리한다.

이후 콜히친은 의약 연구의 단골 소재로 자리잡았다. 1934년 예일대 연구에서는 콜히친을 투여받은 쥐의 세포에서 혈구와 거의 모든 상피 조직 등이 세포 성장을 멈춘 사실이 발견된다.

이는 콜히친을 활용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곧 암을 이식한 동물실험에서 항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억제 효과가 입증되지만, 콜히친은 인체에 독성을 갖고 있어 실제 임상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다.
결국 다른 식물성 알칼로이드 성분이 항암제 후보로 조명을 받게 된다. 그 식물은 덩굴성 관상식물의 하나인 매일초다. 이 식물은 당시 민간에서 당뇨병 치료에 활용하는 등 약효가 잘 알려져 있었다.

1948년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는 이 매일초 추출물이 혈구 감소를 초래하는 것을 관찰하고,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포착했다. 일라이 릴리의 스보보다(Svovoda) 등 연구진도 1959년 당뇨병 치료제 개발 도중 이 매일초 추출물이 항암 효능을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들은 이 매일초 추출물을 정제해 '빈크리스틴'과 '빈브라스틴'이라는 성분을 분리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항암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을 타진한다. 실제 1976년 존스홉킨스대학에서도 빈브라스틴이 세포 독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연구 결과, 빈브라스틴은 생식세포와 관련된 암에서 강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빈크리스틴은 혈액세포암이나 소아성 고형암 치료에서 비교적 적은 부작용으로 항암 효과를 갖는 특징을 보였다.

이후 빈브라스틴은 1961년, 빈크라스틴은 1963년 미국식품의약국에서 승인항 항암제로 등록된다. 이것이 식물성 알카노이드 항암제의 시작이다. 이 두 약물이 항암제로 본격 사용되면서 제약사들은 또 다른 식물성 알카노이드 성분을 찾기 시작한다.

빈브라스틴과 빈크라스틴의 경우 말초신경계에 치명적인 독성을 입혀 운동기능 저하의 부작용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에 제약사 연구원들은 합성 방식을 통해 비노렐빈이란 항암제를 만든다.

이 비노렐빈은 신경독성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약물 투여 시 신체 장기 중 폐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노렌빈은 1994년 FDA에서 정식 항암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또 다른 식물계 항암제인 '파클리탁셀', '캄토테신'과 같은 천연 화합물 개발을 이끌게 된다.


call@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