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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전공의 실명 공개 논란…"3개월 면허정지보다 더 무서워"

의사 커뮤니티에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 제목 글
"참의사 명단, 병원 정리한 목록 등장"…욕설 댓글 난무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김규빈 기자 | 2024-03-07 16:34 송고
블라인드 화면 캡처.
블라인드 화면 캡처.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복귀한 전공의들의 실명과 해당 병원 목록이 의사들이 가입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블라인드에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조금만 파업에 반대하듯 말하면 온갖 욕설이 올라오고, 교수님들을 X수라고 욕하며 온갖 욕이 올라온다"며 게시글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이날 새벽 2시쯤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에는 '전공의가 있는 전원 가능한 병원 안내드린다'며 전공의가 있는 병원의 목록과 해당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실명, 연차까지 자세히 적혀 있다.

A씨는 이 캡처 사진을 올리기 전날에도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하는데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며 "의사 커뮤니티에는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고 실명까지 적혀있다. 자랑스럽게 제보하면 바로 바로 추가하겠다고 말하고 있더라"고 썼다.

이어 "사실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만 올라와도 온갖 쌍욕에 패드립(패륜과 애드립의 합성어로 모욕성 발언을 의미한다), 밤거리에서 뒤통수를 후리겠다, 칼을 배에 쑤셔버린다는 등의 댓글들이 수백개 달린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댓글엔 입에 담기 힘든 욕설들이 난무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눈치를 보면서 머뭇거리고 있는 전공의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다양한 생각을 치열하게 토론하며 폭 넓은 사고를 가지고 성장해야 할 젊은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를 공격한다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최대한 보호하겠다"며 복귀를 독려했다.

이에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런 글을 쓴 사람이 진짜 의사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만약 의사가 해서 안되는 말을 했다면 자체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제지를 하겠다"며 "아무리 익명 사이트지만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 발언이나 행동은 자제하는 게 당연하고 이런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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