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목식당' 화면 캡처 © 뉴스1 |
지난 2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서울 회기동 '벽화골목' 첫 번째 편으로 꾸며져 피자집, 닭요릿집, 고깃집의 첫 점검이 이뤄졌다. 피자가게에서 백종원은 식당 주인의 요리실력과 센스를 인정하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맛있다"며 "이로써 피자와의 악연은 끝"이라고 했다. 이어 '백종원의 골목식당' 최초로 고깃집이 등장했다. 하지만 상권에 맞지 않은 메뉴 구성과 가격은 시작부터 혹평이었고, 기성품 육개장이 메뉴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모두가 놀랐다.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는 그간의 마음고생과 속사정을 털어놨다. 부부는 "대학상권으로 옮겨 장사가 잘 안돼서 힘들고 방학엔 2~3테이블, 학기 중에도 5~6테이블"이라며 "이번 장사가 안 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좌절했기에 더 이상 실패할 수 없고, 제가 먹어서 맛없는 건 손님한테 드릴 수 없겠더라"라며 "그래서 맛은 자부하는데, 잘 될 줄 알았는데"라며 울먹였다.
백종원은 "일단 이 집 문제는 개성이 없고 뭔가 어설프다"라며 "점심 메뉴 0점, 저녁메뉴 30점"이라고 밝혔다. 백종원은 "학생들이 계산하다가 욕했을 거다"라며 "'얼마 나왔어'라고 물은 후 비싸다 그랬을 것이고, 다시 안 올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선 희망이 없다"고 혹평했다. 고깃집 사장은 "저 때문에, 막말로 가족들이 고생하는 거다"라며 눈물을 보인 뒤 "예전에 가게를 한 1년 내놨는데 어머니가 어느날 오셔서 '도와줄 거 없냐'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할 얘기 있으신가 싶었는데 갑자기 '엄마가 모아둔 돈이 5000만원 있는데 좋은데 가서 다시 해보자'고"라며 "어머니가 평생을 모으신 돈인데 너무 부끄럽고 말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MC 김성주도 눈물을 보였다.
고깃집 사장은 "그 때를 생각하면서 꼭 잘 돼야한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골목식당' 촬영한다고 그래서, 잘 됐다"라며 "방송에 나가서 전국적으로 욕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나 혼자면 상관 없는데 가족이 있기에"라며 "바꿔보자, 이 기회가 없다면 줄곧 내 방식에 갇혀 있었을 것"이라며 절실한 마음을 드러냈다.
SBS '골목식당' 화면 캡처 © 뉴스1 |
그런 '골목식당'이 이번 회기동 편에서는 방향을 급선회했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는 백종원의 직접적 언급에 이어 고깃집 주인들의 눈물을 화면에 담으며, 신파성 혹은 감성을 파는 예능으로 변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골목식당' 제작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회기동 편에서 감동 코드를 선보였으나, 그간 쌓아온 논란의 '낌새'는 여전히 내재돼있다. 시청자들은 '함께 감동했다'는 반응도 보였으나 한편으로는 '문제가 많은 식당을 감성팔이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는 의견도 나타내고 있다.
'골목식당'의 확 바뀌어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는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