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눈물의 여왕' 김갑수 "'죽어야 사는 남자'? 알아도 퇴장은 서운" [N인터뷰]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4-04-26 08:30 송고
김갑수/F&F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갑수/F&F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 21일 방송된 14회는 21.625%(이하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에 올랐다.

'눈물의 여왕'은 '이혼 위기 속 다시 시작되는 부부의 사랑'이라는 흥미진진한 설정에 재벌가를 둘러싼 암투,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적절하게 녹여낸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더해진 배우들의 호연 역시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다. 특히 극 중후반부에는 홍만대 역을 맡은 김갑수가 존재감 있는 연기로 극을 압도했다.
극 중 홍만대는 퀸즈그룹의 회장으로, 자신에게 해가 되면 아들까지 내치는 냉정한 인물. 하지만 30년째 함께 살고 있는 동거녀 모슬희(이미숙 분)가 오랜 시간 꾸민 계략은 알아채지 못하고, 이로 인해 회사를 빼앗긴 뒤 가족들이 거리로 나앉자 괴로워한다. 이후 상황을 수습해 보려 하지만, 이를 모슬희에게 들킨 뒤 슬픈 최후를 맞아 여운을 남겼다.

앞서 여러 작품에 출연, 캐릭터의 사망으로 임팩트를 주며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별명을 갖게 된 김갑수는 이번에도 사망으로 퇴장하며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줬다. 홍만대의 죽음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는 그는, 작품에서 일찍 퇴장하는 것은 여전히 서운하지만 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드라마에 끝까지 나오는 역을 하고 싶다고 재치 있게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을 하고, 다양한 분야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열정 넘치는' 배우 김갑수를 뉴스1이 만났다.
김갑수/F&F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갑수/F&F엔터테인먼트 제공
-'눈물의 여왕' 14회가 21.625%를 기록하며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올랐다. 앞서 김희원 PD가 제작발표회에서 역대 시청률 1위에 오르면 시청자들에게 큰절을 올리겠다고 했다. 함께할 의향이 있나.
▶큰절 준비하겠다.(웃음) 나도 길을 지나다니면서 인사를 받아보는 게 '미스터 션샤인' 이후에 오랜만이었다. 감독들이 워낙 잘하는 이들이고 대본도 재밌어서 작품이 잘될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잘됐다. 배우들도, 작가도, 감독도 다 잘했다. 서로 함께 작업한 게 행운이다.

-'눈물의 여왕' 13회에서 완전히 퇴장했다. 소감이 궁금한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죽는다는 걸 알고 시작했는데도 서운하더라. 그런데 쓸데없이 죽은 게 아니라 이유가 있으니까…. 나도 (감독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눈물의 여왕'에서도 원래는 더 일찍 죽어야 했다. 그런데 계속 나오길래 '안 죽이면 돈도 벌고 좋지' 싶었다.(미소) 촬영장에 가서 농담처럼 '나 안 죽어? 언제 죽어'라고 물어보면 '돌아가셔야죠, 기다리세요'라고 하더라.(웃음) 16회 중에 13회까지 했으면 거의 다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밈'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처음에 '드라마에서 김갑수가 죽어야 작품이 산다'면서 어떤 기자님이 붙여주신 별명으로 알고 있는데 오래 간다.(미소) 보통 극에서 어떤 인물이 죽을 땐 그 사람의 사망이 큰 전환점이 되거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나. 그런 임팩트를 줄 수 있으면 극에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극 중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사망하는 걸 모르고 들어가진 않는다. 몇 회쯤 죽는다고 알려줘서 '또 죽어?'라고 하면 내가 죽어야 작품이 산다더라.(웃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나오는 게 좋다.

-홍만대 역을 하면서 조금 더 많은 이야기가 그려졌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을까.

▶홍만대는 정말 고생하면서 퀸즈그룹을 일구고 회장까지 오른 인물이지만, 정작 믿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감독님에게도 홍만대의 후계자를 누구로 설정할 건지를 알려달라고 했다. 중요한 부분이다. 홍만대의 자손 중 큰아들은 배신하고, 작은아들은 어리바리하고, 손자는 엉뚱한 짓이나 하고… 남은 건 해인이다. 그러면 홍만대가 해인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날 수 있게 교감할 수 있는 뭔가 나오면 좋은데, 그 부분이 많이 안 나왔다. 해인이가 개인적인 고민은 현우랑 해도 퀸즈그룹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은 오너인 할아버지와 해야 하지 않나. 홍만대와 해인이가 가족 중 가장 믿은 건 서로가 아닐까 싶어서, 그런 교감이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게 조금 아쉬웠다.

-싫으면 아들도 안 보는 사람이 바로 홍만대다. 그런데 모슬희는 30년 넘게 곁에 뒀다. 모슬희에 대한 홍만대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홍만대는 모슬희를 정말 믿었다. '믿었다'는 것 안에는 애정과 연민 모두 포함된 거다. 젊은 여자가 나이 든 남자 옆에서 시중을 다 들어주면서 그 오랜 세월을 함께했는데, 그런 마음이 안 들었겠나. 특히 모슬희는 홍만대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음식 맛까지 재현할 정도로 철저했던 인물이라, 홍만대 입장에서는 '하늘이 내려줬구나' 했을 거다. 그렇기에 끝까지 믿었고, 배신당한 뒤 애증을 느끼고 떠났다.

-홍만대는 계단에서 떨어지기 전 살짝 미소를 지으며 회한에 젖었다.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봤나.

▶구두닦이였던 소년이 일을 하며 건물을 사고, 돈을 많이 벌고, 기업까지 만들었지만 결국은 모든 걸 잃고 '인생이라는 게 참 허무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회한에 잠긴 듯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좋다고 하더라. 감정을 잘 따라갔나보다 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