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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평양선언으로 日에 최소 100억불 챙기려했다"

"김정일, 강경한 고이즈미 태도에 굴욕 참고 양보"
당시 강석주 "최소 100억불 들어올 것" 선전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8-05-16 13:09 송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2017.3.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2002년 북한이 일본에 납치자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고 사과한 '평양선언'은 결국 "최소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려는 목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 달리 이후 일본에 돌려보낸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판명되면서 일본 측의 지원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고, 북한도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포기해야했다는 설명이다.    

2016년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최근 출판한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에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은 당시 자신이 직접 납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피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일 전 위원장이 2002년 9월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발표한 평양선언은 북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하고 일본은 북한에 무상자금 협력, 저금리 장기차관 제공 등의 경제 지원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 없이 절대 일본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던 김정일 전 위원장은 당시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자 문제와 관련 "나도 최근에야 알았다.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을 것이다"며 사살상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당시 강석주 1부상이 직접 외무성원들에 했다는 강연을 인용해 평양선언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라며 "경제적 난관을 해결해 미국의 대조선 압박공세를 완화시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전 위원장도 미리 고이즈미의 태도를 예상하고 직접 납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피하면서 공동성명에 납치 문제를 한 문장 정도 삽입하는 수준의 타협안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해 다른 대목에서 양보를 받고 차마 입에 떨어지지 않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이후 강석주는 "일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아시아 국가 지도자 가운데 장군님(김정일)만이 유일하게 일본 총리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서면으로 받아냈다"며 "(일본으로부터) 최소 100억 달러는 들어올 것"이라고 선전했다. 당시 100억 달러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수백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후 일본에 넘긴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판정되면서 국제 여론이 다시 악화됐고, 결국 100억 달러 얘기는 사라지고 납치 문제만 부각되게 됐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일본을 속이기 위해 유골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낸 것은 아니었고 DNA 장비가 없어 생긴 일이었지만 이로써 김정일은 일본의 관계정상화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 등을 이유로 당초 이날 예정이었던 남북고위급 회담 중지를 통보한 것을 보도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저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태 전 공사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bae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