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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2002년 기적도, 신태용호 출발도 포르투갈이었다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16강 맞대결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5-29 06:00 송고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도화선이 된 것은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3차전 승리였다. © AFP=News1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도화선이 된 것은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3차전 승리였다. © AFP=News1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의 토너먼트 관문 첫 상대가 유럽의 포르투갈로 결정됐다. 신 감독은 내심 이란을 바랐다지만, 포르투갈도 해볼만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무엇보다 포르투갈과는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상대다.

2승1패 승점 6점으로 A조 2위를 차지한 신태용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16강에서 포르투갈을 만나게 됐다.
포르투갈은 지난 27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회 C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1승1무1패 승점 4점(골득실 0, 다득점 4)이 된 포르투갈은 2승1패(승점 6)의 잠비아에 이어 C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코스타리카(1승1무1패 승점 4점, 골득실 0, 다득점 2)와 승점-골득실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앞섰다.

미리 정해진 대진표에 따라 한국과 포르투갈은 오는 30일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8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지금까지 참 잘했으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조별리그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태용호로서는 포르투갈을 넘어야 진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조별예선 3차전을 마친 선수단은 27일 오전 회복 훈련 후 천안으로 이동했다.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인천에서 직접 포르투갈과 이란전을 관전한 뒤 별도로 천안으로 내려갔다. 선수단은 28일 오후부터 포르투갈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진행했다.
포르투갈은 유럽의 강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대표되는 '자줏빛 군단'의 A팀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2016에서 정상에 올랐을 정도다. 예상보다 더 높은 순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강한 전력을 갖춘 팀인 것은 틀림없다.

동생들이라고 약하지 않다. 특히 U-20 월드컵과는 인연이 깊다. 포르투갈은 지금까지 11차례 U-20 월드컵에 출전해 1989년과 1991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루이스 피구를 비롯해 주앙 핀투, 루이 코스타, 세르지오 콘세이상, 누노 고메즈 등 그 유명한 포르투갈 황금 세대가 탄생한 배경무대였다.

U-20 대표팀 기준, 한국은 포르투갈과 7번을 싸웠다. 3무4패.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지난 1979년 8월29일, U-20 월드컵의 전신인 세계청소년선수권(일본 고베)에서 0-0으로 비긴 것이 첫 만남이었고 이후 내리 4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2013년 터키에서 열린 U-20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포르투갈을 만나 류승우와 김현의 골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장 가까운 기억은 지난 1월25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친선경기였다. 바로 현재 대표팀이 거둔 전적인데, 당시 조영욱이 골을 넣으며 1-1로 비겼다. 신태용 감독이 조별예선을 다 마친 후 "포르투갈은 내가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말한 것은 그 경기를 직접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U-20 축구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U-20 대표팀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과 16강에서 맞붙는다. 2017.5.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8일 오후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U-20 축구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U-20 대표팀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과 16강에서 맞붙는다. 2017.5.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1월 포르투갈에서 진행한 전지훈련은 신태용호의 출항을 알리던 것이었다. 신 감독은 지난해 11월 말 갑작스럽게 U-20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12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옥석 가리기를 위한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해가 바뀐 1월, 정예멤버를 구축하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유럽에서 실시했는데 그 무대가 포르투갈이었다.

신 감독은 본선을 앞두고 "길지 않은 준비기간이 있었으나 점점 확신이 들고 있다. 1월 포르투갈을 다녀온 뒤로는 해볼만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포르투갈 전훈에서 신태용호는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 프로팀 산하 U-20 팀 등과 총 5번의 평가전을 가졌고 2승2무1패의 전적을 남겼다. 감독도 선수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얻었던 약속의 땅이었다.

사실 포르투갈과의 축구 인연은 무엇보다도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게 된다.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난 한국은 후반 25분 박지성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득점에 성공한 뒤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기던 박지성의 모습은 한국 스포츠사에 두고두고 남을 명장면이다.

이후 히딩크 사단은 16강에서 이탈리아, 8강에서 스페인을 꺾고 4강의 기적을 써내려갔다. 그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던 신화의 출발이 곧 포르투갈전 승리였다. 1차전에서 폴란드를 잡고 2차전에서 미국과 비기며 신바람을 냈으나 만약 포르투갈에게 패했다면 이후 뜨거웠던 한반도는 존재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도화선이라고 불러도 좋을 승부였다.

지금껏 한국은 포르투갈 대표팀과 딱 1번의 A매치를 가졌다. 그때가 2002년 월드컵이었다. 슈퍼스타 루이스 피구를 눈물짓게 만든 대표 선수들 덕분에 그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다. 이제 신태용호가 당시의 영광 재현을 꿈꾸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출발한 신태용호는 포르투갈을 딛고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 축구사에 2017년이 뚜렷하게 남으려면, 5월30일 밤이 화려하게 빛나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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