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여야는 24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쳤다. 여당은 이 후보자가 준비된 후보라고 치켜세우며 정책 질의한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의 아들 병역면탈 의혹 등 신상검증에 주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여야가 뒤바뀐 탓에 그 동안 인사청문회에서 견지해 왔던 입장을 여야가 반대로 내세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실제로 여야는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자료 제출을 놓고 강하게 맞붙었다. 자유한국당(과거 새누리당)이 후보자의 자료제출을 지적하며 보이콧을 운운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무분별한 신상검증을 비판하는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역대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후보자 아들의 병역과 부동산 등을 검증해 사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데 아직도 기본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심히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의 치료 내역을 포함해 위장전입 의혹을 해소할 아들의 주민등록초본, 투기 의혹에 대한 부동산 자료, 출판기념회 및 배우자 그림 판매실적 자료를 요청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도 "검증이 충실히 이행되기 위해서는 자료제출이 선행돼야 한다"며 증여세 탈루 의혹과 생활비 증여 의혹에 대한 자료를 거듭 요구했다.

야당의 자료요구 공세가 거세지자 여당 의원들도 엄호에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명재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자녀와 며느리 관련 제3자의 정보도 제출돼야 하는데 그 분들도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이 있다"며 "그 분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하는게 사실이고 좋은 분을 모시고도 이런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문제를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도 경 의원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제 의원은 "경 의원이 과거 총리 후보자들이 배우자, 자녀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황교안 총리는 후보자 외 제출을 거부했고 이완구 전 총리도 본인과 배우자 외 자료 공개를 거절했다"며 "정홍원 전 총리도 본인 외 자료 제출을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이날 질의의 촛점도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제기된 의혹 또는 후보자의 소신을 밝히는데 최대한 기회를 준 반면, 야당은 정책보다는 도덕성에 집중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총리 첫 100일 플랜에 대해서 물었고 제 의원은 전임 정부에서 처리가 미흡했던 일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총리로 취임하면) 갈등이 심한 현장에 가서 말씀을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전임 정부의 일이라 '모르겠다'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숙제라고 생각하고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병역 면제 판정 뒤 뇌하수체에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을 했고 사후관리가 필요했기에 재신검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또 자녀의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서는 아들의 전세 자금은 자녀 부부의 돈이라고 밝혔으며 배우자의 그림 강매 의혹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밝히며 앞으로는 어떤 전시회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2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에서 공무원들이 청문회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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