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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다되는 세상만든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첫 진출

삼성전자, 애플 시리 만들던 미국 인공지능 VIV 인수
"전세계 스마트폰 + 생활가전에 인공지능 심는다"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6-10-06 15:37 송고 | 2016-10-06 17:55 최종수정



"어머니 생일에 꽃 좀 보내줘."

"꽃다발은 45달러, 라벤더는 35달러네요."
"튤립은 어때?"
"보라색 꽃병에 초콜릿까지 더해 튤립 한 다발에 59달러입니다."
"그걸로 하지."
개인 비서에게 CEO가 내리는 지시 같다. 하지만 사실은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내용이다. 인공지능 VIV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이처럼 사람말을 알아 듣고 비서처럼 실행한다. 스마트폰을 일일이 터치할 필요도 없고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도 없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 인공지능 개발 업체 비브 랩스를 인수해 스마트폰과 스마트 가전 기기와 인공지능을 접목하기로 했다. 비브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개발자들이 독립해 만든 곳이다. 시리보다 한단계 더 진화된 기술로 흡사 영화와 같은 스마트 생활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와 더해 무궁무진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 비브랩스 인수…첫 인공지능 M&A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를 인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인수 가격은 비공개다. 
삼성전자는 '폰 플러스(Phone +)' 전략의 일환으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첨단 기기들의 플랫폼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확장할 계획이다. 폰 플러스는 스마트폰과 그 이상의 기기들을 모두 연결한다는 의미다. 비브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역량과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브 랩스 홈페이지 © News1
비브 랩스 홈페이지 © News1

◇비브랩스, 개인 비서 수준의 자연어 대화 인식 


비브 랩스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자연어 대화를 인식해 처리한다. 비브 랩스 창립자인 다그 키틀로스는 테크 크런치디스럽트에서 어머니에게 튤립을 선물하는 과정을 시연한 바 있다.

'생일 선물로 꽃을 보내달라'고 지시하자 비브는 여러가지 꽃을 선보인다. 튤립은 어때라고 되묻자 바로 튤립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걸로 하지'라고 하자 결제가 끝난다. 어머니에겐 생일축하 메시지와 함께 꽃이 배달된다. 

친구에게 돈을 보낼 때 '어제 먹은 술값 아담에게 20달러 보내줘'라고만 말하면 된다. 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쉽다. "팜 스프링에 주말 호텔 좀 알아봐"라고 말하면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연결해 적당한 방을 추천해준다. "디럭스룸이 낫겠어"라고 하면 디럭스룸 리스트를 보여주고 "그래 이것"이라고 말하면 결제가 끝난다. 

다그 키틀로스는 "이보다 더 쉽게 호텔을 예약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했다. 

◇비브랩스, 애플 시리 개발 팀에서 독립…차세대 음성인식 


비브랩스는 애플 시리를 개발하던 팀이다. 2012년 독립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자리를 잡았다. 비브랩스는 올해 처음으로 비브를 공개했으며 이번에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과거 음성인식은 컴퓨터에 명령어를 음성으로 대신 넣는 수준에 불과했다. "뉴욕 날씨는 어때"라고 하면 뉴욕의 온도와 날씨를 보여주는 수준이다.

비브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저녁에 가면 어제보다 추울까"와 같은 말도 인식해 설명해준다. 말그대로 차세대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비브는 확장성이 뛰어나다. 스마트폰은 물론 다른 스마트 기기와 연결이 쉽다. 은행이나 인터넷 쇼핑,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커머스업체와 연결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다그 키틀로스 CEO는 "소비자들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쉽고 빠르게 원하는 바를 얻게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라며 "삼성전자의 다양한 기기들의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단일화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전달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비브…시너지 무궁무진 

삼성전자와 비브는 무궁무진한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전세계에 판매하는 스마트폰만 연간 3억대에 달한다. 스마트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생활 가전을 더하면 수억대의 기기가 전 세계에 깔려 있다.

이론적으로 수억대의 기기에 비브를 탑재할 수 잇다. 다양한 커머스업체와 연결을 통한 확장성도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와 글로벌 구매력이 힘을 얻는 부분이다. 

예컨대 냉장고에 "달걀이 얼마 남았어"라고 말을 하면 "3알이 남아 있고 유통기한이 이틀 남았네요"라는 답을 듣는다. "달걀 한판 사야겠네"라고 말만 하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결제가 끝난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인공지능 자비스와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고 해결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인종 부사장은 "삼성이 그 동안 축적한 인공지능 기술과 비브의 생태계 조성 역량이 접목되면 상당히 파워풀한 보이스 에이전트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국내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삼성전자 제공) 2016.8.24/뉴스1 © News1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국내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삼성전자 제공) 2016.8.24/뉴스1 © News1

◇삼성전자, 루프페이 대박을 다시 한번 

삼성전자의 비브 랩스 인수는 루프페이 인수를 연상시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해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론칭했고 소위 대박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 6개월만에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석권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비해 1년 앞서 애플페이를 내놓았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의 편리함과 범용성에 삼성전자의 막강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오픈플랫폼으로 여러 금융권과 제휴하면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장악했다.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서비스도 비슷한 구조로 진행될 전망이다. 비브랩스의 강점인 확장성을 더해 다양한 커머스 업체와 연결하고 다른 전자업체와 협업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을 인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루프페이가 대표적이며 사물인터넷 업체인 스마트싱스, 클라우드서비스 업체 조이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인수 합병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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