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소셜미디어(SNS)에 전쟁의 참상을 왜곡하는 허위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양측의 상황을 과소평가하는 가짜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민간인들의 고통이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상전만큼이나 치열하게 진행되는 온라인 정보전을 집중 조명했다.
현재 SNS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민간인들의 피해가 거짓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게시물들이 확산하고 있다.
이중 AFP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던 무함마드 젠디크(16)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 팔레스타인 블로거는 젠디크가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동영상과 함께 그가 "하루 만에 기적적으로 치료됐다"며 한 남성이 멀쩡히 걸어 다니는 동영상을 같이 게시했다.
게시물에는 젠디크가 연기하고 있다거나 부상을 과장했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일부는 하마스의 선전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팔레스타인'과 '할리우드'를 합친 합성어 '팔리우드'(Pallywood)라며 젠디크를 조롱하는 악성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실제 검토 결과 이 게시물에서 걸어 다니던 남성은 젠디크가 아닌 다른 팔레스타인 남성으로 밝혀졌다.
이에 젠디크의 아버지 유세프 이삼 판드카(50)는 AFP에 "아들이 더 큰 피해를 볼까 두렵다"며 "이 거짓 게시물 때문에 아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런 허위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각국 이스라엘 대사관 등을 포함한 공식 계정에는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시신이 담긴 동영상에 천으로 감싼 인형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고 AFP는 전했다.
또 다른 계정에서는 2013년 이집트 시위와 말레이시아의 장례식 준비 과정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죽음을 연기하고 있다는 주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허위정보가 양측에서 확산하면서 실제 전쟁의 참상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주립대학교의 마이크 콜필드 교수는 이처럼 타인의 고통을 허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전쟁 중 정보전의 "가장 전형적인 방법"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순간을 소재로 삼아 서커스로 연출하는 잔인하고 착취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알레산드로 아코르시는 AFP에 "이러한 죽음이 연출된 것이라고 믿는다면 전쟁의 잔혹성에 대해 더욱 무감각해지거나 회의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민간인 피해를 의심하게 만들고 더 많은 폭력과 공격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려는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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