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안 배변 실수 장애인에 승무원 "똥 쌌잖아"…"수치심 느껴" 인권위 진정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열차 안에서 배변 실수를 한 장애인이 승무원 반응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27일 YTN은 시각장애를 가진 경복현 씨와 여자친구인 지적 장애인 백유진 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22일 백 씨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 여행에 나섰다. 오전 6시쯤 서울 용산역에서 춘천 가는 열차에 올랐을 때 몸 상태가 좋지 않던 백 씨가 기저귀에 변을 보게 됐다.

백 씨는 승무원이 하차를 요구하며 보인 반응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백 씨는 "솔직히 저도 난감한데 너무 대놓고 사람을 많은 데에서 말씀을 하셔서"라고 말했다. 경 씨는 "변이 흐른 걸 보더니 '변이 흘렀네요' 이것도 아니고 '똥 쌌잖아' 그대로"라고 말했다.

일행은 다른 승무원의 안내를 받아 열차에서 내린 뒤 다음 열차표를 받았다. 이들은 열차에서 내려 다른 열차를 탄 건 괜찮았지만 처음 현장을 본 승무원의 언행에 수치심을 느꼈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고 코레일에 민원을 제기했다.

경 씨는 "실수했을 때 이거를 덮어주고 자기네들끼리 사무실 가서 조용히 이야기해도 될 거를"이라며 승무원들의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코레일은 해당 승무원을 곧바로 업무에서 배제했다. 코레일은 다른 승객들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하차를 요구하고 다음 열차를 안내한 것은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음 승무원이 보인 반응과 관련해서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피해자가 불편을 겪고 감정이 상할만한 행동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서비스 업무 특성상 고객이 수치심을 느낀 것은 치명적이라고 판단해 해당 승무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백 씨 등을 찾아가 사과를 했으며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 씨는 코레일 측에 직원들에게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강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진정을 접수한 인권위는 조만간 조사관을 배정해 진위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