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개월인데 은행→9시간 서서 일하는 마트 캐셔로 발령"

지역농협에 근무하는 A씨가 알 수 없는 고객의 민원으로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블라인드' 갈무리) /뉴스1
지역농협에 근무하는 A씨가 알 수 없는 고객의 민원으로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블라인드'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지역 농협에서 금융업무를 보던 직원이 갑자기 마트 캐셔로 직무변경 통보를 받았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다.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5개월 임신부인데 은행에서 마트 캐셔로 발령 났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그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건 지난 7월부터였다.

금융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당시 총무팀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경위서를 쓰라는 연락을 받았다. 고객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였는데, A씨가 언제 방문한 어떤 고객이며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정보를 받을 수 없었다.

A씨는 앞서 몇 주간 민원을 받은 적도 없었고, 짐작 가는 손님도 없었기에 난감했지만 지점장에 책임자까지 A씨에게 경위서 제출을 재촉했다. 이에 A씨는 "미상의 고객에게 미상일에 불편함을 초래해 죄송하다"는 경위서를 써냈다.

하지만 "불친절하게 해서 반성한다"고 고쳐 쓰라는 요구를 받았고, 지점장을 통해 조합장이 A씨를 다른 곳으로 발령 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또한 민원인이 조합장의 가까운 지인이라 직접 처리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석 달이 흐른 뒤 10월 중 A씨는 고객 응대에서 실수를 했다가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민원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실수로 계좌번호를 잘못 보고 고객에게 "확인해 보시고 다시 해보세요"란 말을 했는데, 고객은 "일부러 그랬냐"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었다.

또 본점으로 찾아가 "조합장 나와"라며 난동을 피웠고, 결국 A씨는 총무팀으로부터 다시 한 번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게 됐다. 총무팀은 이번에는 A씨의 사과와 반성만이 아닌 고객의 난동에 대한 책임을 물린 경위서를 요구했다.

이후 A씨는 출산 휴가를 3개월 앞둔 상태에서 마트로 발령을 받았다. A씨는 발령 당일 직무변경을 통보받았고, 충격과 불안감에 유산기까지 있는 상태라 일주일의 휴가를 내고 몸을 추슬렀다.

휴가를 끝내고 마트로 복귀한 A씨는 더 기가 막혔다. 사무실 근무가 아닌 마트의 다른 지점 캐셔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냉장고의 냉기가 돌아 패딩을 입어도 추운 친환경 매장에서 9시간을 서서 일하는 캐셔 업무로 배정됐다.

A씨는 "내부 고발을 하자니 중앙회 감사팀과 관계자들이 알음이 있는 사이일 테니 일이 처리되지 않고 저만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것 같다"며 "남편은 그만둬도 된다고 했지만 제가 그만두면 저만 이상한 사람으로 남을까 봐 분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A씨의 글을 본 다른 지역농협 근무자들은 "캐셔는 계약직으로 돌리는데 조합장한테 잘못 걸린 게 맞는 거 같다", "지역농협은 그 지역에서만 순환하는 거라 일반 회사처럼 시골로 유배 보내는 걸 못하니 직무로 유배지 보낸 거다", "임신부에 일반 관리 직군을 캐셔로 발령 냈다는 건 그만두라는 보복성 인사가 맞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장인이 "연달아 고객 항의가 있었다는 건 좀 걸리는 부분"이라고 지적하자, A씨는 "7월 후 10월에 민원이 있었고 제 실수라고 인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7월 조합장 지인분 사건 이후 계속 근무지 변경을 압박받았다. 임신부가 근무하기 힘든 장소로 전직시켰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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