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 맞은 권익위, '명품백' 의결서 사후 공개…"규정도, 입증자료도 없어"

권익위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 관련 금품수수 된다는 의미 아냐"
정승윤 부위원장 "청탁금지법, 국회 논의 거친 국민 뜻 받들어야"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국민권익위원회 제공) 2024.7.8/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국민권익위원회 제공) 2024.7.8/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신고사건에 관해 종결 결정한 의결서를 공개했다.

공개범위는 법령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신고내용 외 신고자에 준해 보호받는 협조자, 이해관계자 정보 등이 포함된 부분을 제외한 관련법령, 판단, 결론 등 전문이다.

신고사건 관련 의결서의 대외공개는 권익위 설치 이래 처음이다. 권익위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청탁금지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의결서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의결서에는 대통령 배우자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제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수수금지 의무만 규정돼 있고, 제재 규정이 존재하지 않음이 법령상 명백하다"고 적혔다.

헌법재판소가 2016년 7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2호 제1호 마목 등 위헌확인 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은 금품등 수수 금지의 주체를 가족 중 배우자로 한정하고 있으며, 공직자등의 직무와의 관련성을 요구하여 수수 금지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고, 배우자에 대하여는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을 예시로 들었다.

청탁금지법에 따른 이첩 대상이 아닌 경우 종결 처리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해당 사건은 언론매체에 공개된 내용을 시민단체가 신고한 것으로 검찰에서도 동일 사안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종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로 종결 사유에 해당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대통령 배우자의 알선수재죄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패방지권익위법을 검토한 후 이첩·송부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공직자의 범위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직자가 아닌 공직자 배우자의 행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을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 배우자와 물품 제공자 사이 이루어진 물품 제공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제공됐다고 볼 자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본건 물품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돼 제공된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 자료 역시 부족하다"며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본건 물품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제공됐다고 해도 대통령기록물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에 따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익위 측은 "이번 결정은 공직자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금품등을 수수해도 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며 "피신고자에 대한 조사를 고의적으로 회피했다는 등의 오해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사건에 대해 신중히 다뤄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신고 사건 결정이 늦어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권익위 측은 "어떠한 결론이든지 간에 선거 전에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큰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됐을 것이고,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선거 개입 또는 국가공무원법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등 불필요한 오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며 "다른 여느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서도 각 위원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법적쟁점 등을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도 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정의의 여신 디케가 저울을 들고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법의 저울에 죄를 달아야지 사람을 달지 말라는 뜻"이라며 "240만 공직자 배우자를 법에 근거도 없이 처벌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청탁금지법 보완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논의를 거친 국민 뜻을 받들어야 한다"며 "다만 이번 사건으로 공직자 배우자까지 규제하고 처벌해야 하는지 논의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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