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 폭언' 외교관, 견적서 부풀려 애플 컴퓨터 구입 지시도"

이태규 "직원에 '네 집에 숨겨라' 증거인멸 시도까지…부실·은폐 감사"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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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공관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부영사가 공금을 횡령한 뒤 사적으로 쓸 컴퓨터 구입을 지시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다.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A부영사는 청사 내 가구 구입 업무를 담당하면서 공문서·사문서 위조를 통해 부풀린 금액의 거짓 견적서를 본부에 송달, 추가 예산을 배정받았다.

A부영사는 견적서에 명시된 것보다 저렴한 가구를 구매하는 식으로 자산취득비를 횡령한 뒤, 개인적으로 쓸 컴퓨터 구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A부영사는 실무 행정직원에게 "명품을 리뷰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예정이니, 애플사의 영상 편집용 컴퓨터를 구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향후 감사에 대비해, 발각시에는 행정직원에 집에 컴퓨터를 숨겨두라며 증거인멸 지시도 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A부영사가 마지막에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실제 구매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부영사는 직원들에게 욕설·조롱을 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받는 인물이다. A부영사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하거나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다.

이에 피해 직원들은 2019년 10월 A부영사를 신고했다. 직원들은 폭언과 욕설 외에도 사문서위조, 물품단가 조작, 이중장부 지시, 예산 유용, 휴가 통제, 시간 외 근무 불인정 등 16건의 비위행위를 신고했다.

그러나 A부영사는 문서 위조에 따른 회계질서 문란, 행정직원에 대한 폭언 2건, 상급자 지칭 부적절 발언 1건에 대해서만 장관 명의의 경고조치를 받았고, 주시애틀총영사관은 기관주의 처분을 받았다.

이태규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 감찰담당관은 A부영사가 지난해 2분기 자산취득비를 신청하면서 행정직원에게 교민업체 상호명을 무단 사용, 허위 견적서를 만들도록 지시하고 관련 예산 10만5250만달러를 지급받은 것을 확인했다.

다만 물품단가 조작 의혹은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근거해 위법한 사항이 없고, 예산 유용 역시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외교부는 A부영사가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정황은 있었으나, 마지막에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말라고 지시한 이메일을 확인해 문제삼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횡령과 관계된 문서가 사건 당사자에 유리하게 조작됐으며, 공관 최고위 간부는 신고자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발언을 하는 등의 갑질로 2차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감찰담당관은 이태규 의원 측에 "이와 관련한 사실은 파악하지 못했다며,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재감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태규 의원은 "교민업체 상호명을 도용해 허위 견적서 작성을 지시하고, 이를 통해 예산을 부풀려 배정받은 것은 명백한 회계질서 문란행위이자 횡령 미수로 엄하게 처벌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장관 명의 경고 및 기관 주의에 그친 것은 내부 온정주의가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A부영사의 횡령 관련 서류 조작 및 총영사의 부당한 관여 등이 있었다면, 외교부 감사시스템 및 역량에 명백한 하자가 있었음은 물론 그에 따른 감사 결과는 부실 및 축소·은폐감사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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