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사퇴에도 '탄핵 조사' 이유는…"꼼수 사퇴는 명예퇴직 불가"

탄핵안 전 자진사퇴…민주, 이동관 이은 전략적 행보에 '부글'
"사퇴해도 잘못 사라지지 않아…직무대행도 탄핵 대상" 본보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내 방통위로 출근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내 방통위로 출근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자진 사퇴했다. 이날 본회의에 김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4일 처리를 계획하던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관련 사건 조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지난해 12월29일 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6개월 만이다. 민주당이 김 위원장의 탄핵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하기 전 사퇴해 방통위 업무 마비를 막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최장 180일간 업무가 정지될 수 있다. 앞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지난해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해 오는 3~4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던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퇴에 강력 반발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탄핵을 피하려고 '꼼수 사퇴'를 했다"며 "사퇴해도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퇴와 별도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탄핵 사건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본회의 의결로 법사위에 회부해 해당 사안을 국정조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법 제130조에 따라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을 때 국회의장은 발의된 후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의결로 법사위에 회부해 조사할 수 있다"며 "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송4법'의 명분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 전 위원장에 이은 '2번째 꼼수 사퇴' 프레임을 통해 대정부 투쟁 고삐를 더욱 강하게 조일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원장의 탄핵 전 전략적 사퇴가 연달아 이뤄진 만큼 확실한 기록을 남기는 한편, 강력한 사후조치로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향후 윤 대통령이 임명할 차기 방통위원장의 인선 과정에도 협조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사퇴를 예상한 김현 의원은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대행에 대해서도 권한은 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탄핵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미 김 위원장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상태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사퇴 후 민간인이 되기 때문에 강제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정치 공방과 소송을 통한 무효소송, 2인 체제의 부당성 등 법률 공방을 펼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다음 방통위원장에게도 법을 남용하고 도주해도 끝나지 않는 법적 과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명예로운 퇴직이 불가하다는 걸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 후임 지명 절차에 곧바로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후임으로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언론 특보를 지낸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이 사퇴하고, 윤 대통령이 신임 방통위원장을 지명하면 20여일 걸리는 청문회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쯤 새 방통위원장이 취임할 수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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