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압록강 일대 고립됐던 주민들을 구조한 공군 부대를 축하방문해 격려하고 직접 훈장을 수여했다.
지난달 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발생한 침수로 고립됐던 주민 4200여명을 헬리콥터 10여대로 구조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침수 지역이 넓어 인적·물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추측이 외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북한은 벌써 포상까지 진행하면서 서둘러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모양새다.
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수해 주민을 구조한 공군 직승비행부대를 지난 2일 축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곳에서 구조에 동원된 비행사들에게 "긴박한 구조전투에서 인민공군의 명함을 혁혁한 군공으로 빛냈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훈장을 수였다. 또 이들에 축하 연회까지 열어주었다.
이는 지난달 28일 침수 지역을 찾아 주민 구조를 지휘하고 다음 날 다시 이곳을 찾아 이틀간 현지에서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수해 복구를 지시하는 등 수해 초반에 보인 기민한 대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공로 치하 행사를 열어 포상까지 했다는 것은 수해로 국가적인 위기에 맞서고 있다기보다는 보다 오히려 수해 관련 긴급한 상황이 일단락됐으며 모든 것이 통제 하에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는 이번 수해를 두고 내외부의 우려가 커지는 것을 빠르게 차단하면서 동시에 자력복구에 자신감을 내비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남측에서는 이번 수해로 북한의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으며 구조 임무 수행 중 추락한 헬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북측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12년 만에 대북 수해물자 지원도 제안했다.
이날 김 총비서가 정부의 제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면서 남측 보도에 일일이 반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침수 피해가 제일 컸던 신의주시에서 인명피해가 한건도 나지 않았으며 구조 임무 수행 중 직승기 1대가 불시착륙했으나 비행사들이 모두 무사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에서 구조한 주민도 애초 고립됐다고 밝힌 5000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미뤄 북한은 이번 수해 역시 외부 도움 없이, 특히 남측의 지원 없이 '마이웨이'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총비서도 연설에서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우리는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 생활을 덜 관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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