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 안 받는 결제체계' 구축하는 북러…노동신문이 언급한 '미르'에 힌트

노동신문 "러, 전자지불체계 '미르'로 금융주권 강화" 언급
北, 제재 회피 러 결제동맹에 동참 의지…제재 무력화 기대감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총비서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유민주 기자 =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이 19일 러시아의 경제력을 선전하며 러시아의 카드 결제 시스템인 '미르'(Mir)를 언급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강력한 국가 건설 목표 실현으로 나아가는 러시아'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 세력들의 집단적 제재와 압박으로 조성되고 있는 난관을 극복하면서 놀라운 장성 추이를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는 대외무역과 금융, 경제 교류 등 광범한 분야에 걸쳐 강도 높이 가해졌으나 러시아는 위기를 오히려 국가의 경제적 자립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발전시켰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국가적인 전자지불체계 '미르'의 이용 범위를 확대하고 독자적인 금융정보전달 체계를 창설해 나라의 금융 주권을 강화했다"라고 언급했다.

'미르'는 루블화 베이스의 러시아 카드 결제 시스템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개발했다. 금융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반미 진영의 국가들과 함께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 시스템을 피해 독자적인 결제망을 갖추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대러 제재 강도가 세지면서 글로벌 카드업체들이 철수하고 러시아에서 발급된 카드의 해외 사용이 중단됐다. 이에 러시아는 미르 사용 확대를 꾀해왔지만 올해 초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 미르가 포함되면서 입지가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북한이 이날 미르를 언급한 것은 북한 역시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금융 제재를 받고 있어, 달러 영향권에서 벗어나 러시아가 구축한 루블화 중심의 경제 시스템에 동참할 의지가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북러) 우리는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 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이를 대체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에도 북한을 참여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문은 이날 미르가 "민족화폐에 의한 대외무역 결제의 비중을 높여 달러 의존율을 대폭 떨구었"으며 "국영경제구조가 확대보강되면서 국가의 경제 안정 및 조절 능력이 결정적으로 강화되었다"라고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러시아와의 금융 결제 동맹이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도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경제 협력 증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북러는 지난해부터 무기 거래를 비롯해 관광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협력을 이어오고 있는데 루블화로 결제하면 감시망을 피할 수 있고, 대북 압박 효과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제 동맹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즉각 제기된다. 당장 북한의 대외 거래의 90%가 중국에 집중되어 있고 러시아와의 거래 규모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4년 주요 통화로 루블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많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중국 역시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를 꾀하고 있어 중국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푸틴 대통령의 기고문도 양국 간의 관계보다는 미국과 서방을 향해 맞춰져 있다"면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이중 기준'이 되고 있고, 러시아가 이들의 압력에 맞서 싸우는데 북한도 든든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것임을 보여주려는 측면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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