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모래밭에서 키운 제주 당근, '케이크·주스'로 중국산 넘는다

제주, 전국 생산량 60% 차지…올해 과잉생산 우려
농가, 저렴한 외국산 공습에 인력난 '한숨'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중국산 당근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는 뒤지지만 품질의 우수성은 자신있어요"

비교적 화창한 가을날씨를 보인 21일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는 당근 수확이 한창이었다.

한쪽에서는 웅크려 앉아 당근을 뽑고 한편에서는 포장상자에 담아 트럭에 싣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제주에서는 모래를 섞은 밭에 당근을 재배하는데 일반 흙밭보다 물빠짐이 좋고 수확과 세척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크기가 너무 작거나 기괴한 모양 탓에 비상품으로 분류돼 밭 한켠에 버려진 '비운의 당근'들도 적지않았다.

제주는 전국 당근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그 중에서 구좌읍은 제주 당근 재배면적의 86%를 점유해 '당근마을'이라 불린다.

올해 제주당근의 생산량은 5만4016톤으로 지난해보다 84.7%, 평년 대비 19.4% 증가했다.

재배면적도 지난해(848ha)와 평년(1199ha)에 비해 각각 69%, 19% 늘었다.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올해는 태풍이 없었고 기후 조건도 좋은 편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농협 제주본부는 과잉생산에 대비해 107억원을 들여 1만톤 가량을 매취수매할 계획이다. 매취수매란 농협에서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하락을 막으려고 농가에서 직접 농산물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20kg 기준 가락시장 경락가격은 3만5000원에서 4만원 수준으로 평년과 비슷하나 본격적인 출하기인 12월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질적인 인력난도 여전하다.

30년 이상 당근 농사를 지어온 김명화씨(74)는 "인건비는 남자는 15만~16만원, 여자는 9만원이고 이동비와 식비 등은 별도"라며 "포장값이나 수송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농민 손에 남는 것은 얼마 없다"고 했다.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21일 오전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한 당근밭에서 농민들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2023.11.2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산 당근의 공습도 거세다.

국내 당근 소비량 20만톤 가운데 11만톤이 외국산이다. 구좌읍은 5만톤을 차지한다.

농협과 농가는 음료와 제과 등 가공식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양성집 구좌농협 유통센터 상무는 "매취수매 사업외에 상품당근을 이용한 음료 등 가공사업을 1만1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좌농협의 당근주스 매출액은 2017년 2억3100만원에서 지난해 7억4200만원으로 매해 늘고 있다. 이 당근주스는 열처리없이 착즙해 당근 본연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김은섭 제주당근연합회 회장은 "외형상으론 (수입산과) 똑같은 당근이어도 제주 당근은 맛과 향에서 중국산 10개 줘도 제주산 하나하고 안 바꿔줄 정도로 차이가 많다"며 "최근 당근 소비가 많이 둔화됐는데 당도나 향 모든 면에서 우월한 제주 당근을 많이 찾아달라"고 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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