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또래 고등학생에게 구걸을 시키고 때리는 등 괴롭혀 극단 선택으로 이어지게 한 가해자 2명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협박, 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A 씨(21)와 B 씨(19)에게 각각 징역 8년,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5년, 징역 7년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찰의 항소를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수법과 내용 및 범행의 결과에 나타난 불법성의 정도가 중대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해자가 사망해 피해를 회복할 수 없고 피해자 유족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2개월간 충남 서산에서 피해자 C 씨를 수차례 폭행하거나 구걸을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자가 B 씨의 전 여자친구와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폭행했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거나 협박용 영상을 찍은 뒤 구걸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16세에 불과한 소년이었던 피해자는 피고인들로부터 지속해서 폭력과 협박을 당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폭력 범행으로 인해 받게 될 고통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지 자신들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도구 정도로 취급하면서 피해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최소한 존엄성조차 존중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순간까지 피해자를 때릴 목적으로 찾아다니는 등 냉혹함과 비정함이 극에 달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이나 측은지심을 가졌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사망해 용서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피해자 유족과도 합의하지 못해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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